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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수 Jul 14. 2017

하나님이 되어버린 목사

# 03 달팽이 목사의 신앙 읽기


구약 성서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 중에서 예언자 그룹이 있다.

이들은 하나님의 말씀은 '대언'하는 사명을 감당했으므로 메신저였던 것이다.

메신저인 그들은 '오직 하나님의 말씀만!' 가감 없이 전해야 했다.


전하는 방식은 다양했다.

말로 전하기도 했지만, 예레미야의 경우에는 무언극(행동)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야 했고, 호세아 같은 경우에는 음란한 여인 고멜과 결혼함으로써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해야 했다.


이 예언의 말씀들은 대부분이 국가의 흥망성쇠에 관한 것이었다. 공통적인 원인은 이스라엘이나 유다가 하나님의 말씀을 떠나 우상을 숭배하고, 주변의 강대국을 의지하고, 사치와 향락에 빠져 살아가기 때문이었다. 이런 이들에게 회개를 촉구하는 것이 예언자들의 사명이었으므로, 예언자들은 별로 인기가 없었으며 심지어는 목숨 걸고 메신저의 사명을 감당해야만 했다.


예수의 죽으심과 부활로 시작된 초대교회와 사도들 역시도 '예수의 십자가의 죽으심과 부활'을 전하는 메신저로서 '오직 하나님의 말씀만!'전하는 메신저들이었다.


예언자와 사도들이 전한 메시지는 '오직 하나님의 말씀'이었지만, 그것은 사회 전반 모든 영역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었다.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인간의 삶 전반에 있어 '하나님의 말씀대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전했다. 물론 정교일치 사회라는 측면도 작용했겠지만, 신앙과 삶이 따로일 수 없다는 것이 더 근원적인 원인이다.

오늘날 한국교회에는 '오직 하나님의 말씀만!'을 강조하면서 늘 권력자 편만 드는 편향적인 정치설교를 하거나 편향적인 반공이데로기에 사로잡혀  있거나, 신자유주의 혹은 자본주의 맘몬 우상을 숭배하는 자들이 있다. 이는 소경 메신저들에 불과하다.


설교를 잘한다는 것은?


이름만 대면 고개를 끄덕일만한 유명한 메신저들이 있다.

그중에는 하나님의 말씀을 깊이 있고 지혜롭게 잘 전하는 메신저도 있고,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깊이는 없어도 언변이 뛰어나서 유명한 이들도 있다. 그 어떤 측면이든 '메신저의 카리스마'라는 것이 청중을 끌어모은다.


1950년대 부흥기를 맞이한 한국교회는 부흥사경회를 통해서 '부흥사'를 유명 스타로 만들었다. 지금도 많은 신도들은 설교 잘하는 메신저를 찾아서 교회를 떠돈다. 그런데 문제는 '설교를 잘한다는 기준'이 무엇인지이다. 엄밀하게는 '하나님의 말씀의 진의를 제대로 전하는 것'이 설교를 잘하는 것이겠으나, 오늘날 한국교회에서 설교를 잘한다는 것은 '청중의 구미에 맞는'이라는 뉘앙스가 강하다. 이런 현상은 메시지의 타락과 함께 메신저의 타락을 가져왔다.


이런 타락은 삶 없이 말로만 전하는 메시지가 한국교회의 주류로 자리하게 했고, 메신저를 우상화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더는 신앙인들이 메시지를 보고 교회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메신저와 예배당이라는 건축물과 편리성 등으로 교회를 선택한다. 이제, 메시지를 들을 생각조차도 없을 뿐만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말씀만!'전하고자 하는 강단 있는 메신저들은 발 붙일 교회가 없다.


메시지에 집중하라.


거짓 메신저에게 속아 사망의 길을 함께 동행하고 싶지 않다면 '메신저가 아니라 메시지에 집중'하라! 메시지에 집중하여, 거짓 메시지에 현혹되지 말고, 거짓 메신저를 우상 숭배하는 일도 멈추라. 하나님은 성서를 통해서 우리에게 무슨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시는가?


사회적인 약자에 대해 언제나 관대하고 부드러우신 하나님, 사회적인 약자를 억압하는 이들에게는 언제나 진노하시고 심판하시는 하나님, 돌이키는 자는 무조건 용서하시는 하나님, 우리와 함께 사는 이웃(사람뿐 아니라)을 사랑하는 것이 곧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며, 지금 여기서 하나님 나라를 살아가라고 촉구하시는 하나님, 인간을 억압하는 모든 굴레를 거부하시며 자유롭게 하시는 하나님....


메신저가 전하는 하나님이 이런 하나님이 아니신가?

그 메신저는 가짜다.


당신이 열광하는 것은 메시지인가, 메신저인가?
스스로 신이 되려는 메신저를 경계하라.
이미 우상이 되어버린 메신저들이
한국교회를 하나님 없는 교회로, 메시지 없는 교회로 만들어가고 있다.

# 다루고 싶은 주제가 있다면, 댓글을 남겨주십시오. 고민해 보고, 풀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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