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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수 Jul 28. 2017

무조건 "아멘!"하지 말라!

#07 '오직 하나님의 말씀만!' 전해지고 있는가?


하나님의 말씀은 소명을 받은 '대언자(nabi)'를 통해서 전해진다.

히브리어 '나비(nabi)'는 '대변자'라는 뜻인데, 그리스어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prophtes'로, 오늘날 영어로 'prophet'로 번역되었다.


'pro-'라는 접두어가 '미리'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어서 '예언자'라고 하면,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 알아맞힌다는 '점쟁이'처럼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데, 구약성서의 예언자는 '대변자'라는 뜻으로 예언자 집단을 모두 지칭하는 말이었으며, 소위 예언서에 등장하는 예언자들뿐만 아니라 사사들을 포함하여 하나님에게서 나온 메시지를 전한 모든 이들을 지칭하는 것이다.


사실, 예언자의 말씀의 초점은 미래에 있지 않았다.

현재 그들이 당면하고 있는 시대적인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으며, 예언자의 말을 듣는 이들은 그 시대의 청중이었다. 예언자는 그 시대상황에 비추어 지금 그들의 말을 듣는 청중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이라는 것을 이야기했다는 점에서 '미래'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에 대한 이야기였던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예언서를 읽을 때,
 예언의 말씀이 선포된 역사적인 배경을 읽지 않으면
본래의 의미를 상실하게 된다.


묵시록인 다니엘서나 요한계시록 등의 내용도 동일한데, 역사적인 배경을 도외시하고 문자로 읽으면 성서를 왜곡할 수밖에 없다. 


예언자가 대언자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할 때, 오늘날의 설교자로 그 맥이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설교자는 '오직 하나님의 말씀만!'전해야 한다. '오직 하나님의 말씀만!' 전해야 한다는 불가능성 앞에 서있으므로 설교자는 끊임없이 '하나님의 뜻'을 묻고, 성서의 말씀을 이 시대의 언어로 현실화시켜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서를 왜곡하지 않기 위해서는 그 시대의 역사를 연구하고, 청중들이 살아가고 있는 현실에 하나님의 말씀을 접목시켜야 한다.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오늘날 많은 설교자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기보다 자기의 뜻을
하나님의 뜻으로 포장하는 데 능하고,
그런 사이비 설교자일수록 청중들에게 '아멘!'을 강요한다.


한국교회에서 무조건적인 '아멘!'은 곧 믿음 혹은 순종의 척도가 되었다.

이런 풍토에서는 복음의 가장 기본적인 내용에서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한다. 그리스도교의 경우 몇몇 복음의 핵심이 되는 내용만 문자적으로 반복될 뿐이며, 그것이 구체적으로 우리 삶으로 살아진다는 것은 무슨 의민지 물을 필요도 없이 '무조건 아멘!'만 강요하다 보니 탈역사화된 신앙인들을 양산해 내게 되었으며, 개인구원과 기복신앙에 빠진 비그리스도인들을 양산해 내는 결과를 가져왔다.


설교는 코미디가 되었으며, 청중은 자기가 듣고 싶은 말씀만 취사선택하고, 설교자는 청중들의 귀를 즐겁게 하는데 열중하는 사이 양적으로 교회는 부흥했는지 몰라도 하나님의 말씀은 실종되었으며, 대언자로서의 설교자의 존재가치도 상실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거기에 그치지 않고, 설교자 개인의 생각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포장되기에 까지 이르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멘!'은 넘쳐난다.


반공 설교나 하는 설교자, 사회적인 약자들을 향해 끝없는 저주를 퍼붓는 설교자, 권력자들에게 아부를 일삼는 설교자, 청중들에게만 말씀으로 살라고 강요하면서 기본적인 윤리조차도 지키지 않는 설교자, 헌금이나 강요하는 설교자, 하나님의 말씀을 개그 수준으로 격하시키는 설교자, 허구한 날 '예수 천당, 불신지옥!'만 외치는 설교자....


그런데 참 이상하기도 하다.
그런 교회들은 왜 문전성시를 이루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신앙을 수단으로 삼기 때문이다. 설교자와 청중의 이 교묘한 야합, 그것이 한국교회의 타락을 가져왔으며, 묻고 따지지도 않고 '아멘!'하는 맹종족인 신앙인을 양산해 낸 것이다.


우리네 삶과 역사와 현실이 빠져버린 설교는 공허하기에 '아멘!'을 강요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아멘!'을 짜내는 설교자에 열광하지 말라. 무조건'아멘!'하지 말라. 무조건 '아멘!'하는 자에게 구원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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