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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수 Aug 08. 2017

부자는 왜 천국에 들어가기 힘든가?

# 09 천국(하나님 나라)에 대한 오해


종근당 회장과 군장성과 그의 부인(이름도 거론하기 불편하므로 실명을 밝히지 않겠다.)의 범죄에 해당하는 갑질이 최근 세상을 시끌벅적하게 했다. 우려했던 바대로 그들은 모두 교회의 장로라고 한다. 아마 부인들도 그에 걸맞게 권사라는 직분 정도는 받았을 터이다.


성직자가 아닌 평신도로서 교회에서 받을 수 있는 직분 중 가장 높은 것이 '장로와 권사'다. 물론, 교회의 직분은 계급이 아니라 섬김의 직분이다. 그러므로 교회의 장로와 권사는 겸손하게 신앙의 본을 보여주는 삶을 살아가야 그 직분에 합당한 삶을 살아간다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종근당 회장의 갑질이나 국군 장성의 갑질과 그 부인되는 분의 갑질은 보통의 상식이나 양식을 가진 이들의 도를 훨씬 넘어섰다. 그런데, 그들이 모두 교회의 장로라니 참으로 불편한 진실이다.



공관복음(마태, 마가, 누가, 요한) 중에서 요한복음을 제외하고 공통적으로 나오는 말씀이 있다.


낙타가 바늘귀로 나가는 것이(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


그렇다면, 부자는 하나님 나라(천국)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것일까?

그렇게 힘든 일이지만, 하나님은 못하는 일이 없으신 분이시니 부자가 하나님 나라에 가는 것은 문제도 아니라는 뜻일까?


먼저 '하나님 나라(천국)'에 대해서부터 정리해 보자.
우리는 일반적으로 '천국'이라고 하면 '죽어서 가는 곳'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성서에서의 천국은 사후세계에 있는 장소적인 의미가 아니요, 저 하늘에 있는 것도 아니며, 하나님의 뜻이 이뤄진 곳이 곧 천국이다.

천국보다는 '하나님 나라'가 더 많이 사용되고 있음에도 한국에서는 '천국'이라는 단어를 선호하고, 이것은 이원론과 교묘하게 연결되면서 양비론에 가까운 부정적인 신앙을 갖게 했다. 땅과 하늘, 남자와 여자, 흑과 백, 어둠과 빛 등으로 모든 것을 나누고 둘 중 하나는 선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악한 것이라는 초보적인 인식의 단계에 머물도록 작동한 것이다.

'천국(사후세계)'은 모든 종교가 지향하는 이상향이다.
현실에서 겪는 모든 아픔과 상실이 없는 유토피아, 그래서 이 땅에서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천국이 더욱더 절실하다. 가난한 사람들이나 억압받는 사람들이 종교에 더 열성적인 이유는 여기에 있다. 건강하지 못한 종교는,  현실적인 모순과 마주하는 신앙인보다는 현실도피적인 피안의 신앙에 머물게 하도록 작용함으로 권력의 부역자가 된다.


종근당 회장이나 군장성과 그 부인에게 지금 이 땅은 어떤 의미일까?

돈과 권력과 힘, 그 모든 것을 가졌으니 그야말로 천국이 아닐까? 그들은 그들이 속해있는 집단에서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교회에서도 최상의 대접을 받았을 것이다. 게다가 장로라는 직분까지 받았으니, 적당히 헌금하고 적당히 교회 일에 간여하면 이 땅에서의 모든 영화를 누리기에 부족함이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이 모든 것은 하나님께서 주신 복이 아닌가?

아마도 이들은 "지금 이대로만!", 죽어서도 "지금처럼만!"이었을 것이다. 그들에게 하나님 나라(천국)는 지금 자신들이 누리고 있는 모든 지위가 보장되는 곳일 것이다. 이런 부자들의 어이없는 생각, 그 욕심을 지지해 주는 것은 하나님보다는 돈을 섬기는 목사들에 의해 이뤄진다. 이 세상에서 공덕을 쌓으면(그들에게 공덕이란 자기 교회에 헌금하는 것 이상이 아니다.) 천국에 가서도 풍요로운 삶을 살아갈 것이라고 거짓말을 해댄다. 하나님 나라에도 잘 사는 사람이 있고, 부자가 있고, 심지어는 순 황금 길로 되어 있으며, 공덕에 따라서 천국에서 거하는 아파트의 평수도 달라진다고 한다.  이런 터무니없는 거짓말은 그들에게 얼마나 달콤한가!!!



부자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기 힘든 이유는 다른데 있지 않다. 그들이 누리는 기득권을 나눠야 하기 때문이다.


예수님을 만난 삭개오는 회개의 행위로 자신의 재산 절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눴으며, 재산을 증식하는 과정에서 불의하게 취한 것은 네 배로 갚았다. 그러자 예수님은 '구원이 임했다'라고 하셨다.


부자는 이렇게 자신들이 누리는 기득권뿐 아니라 물질도 나눠야만 천국에 갈 수 있다. 그리고 천국은 지금 이 세상에서 누리는 모든 권력과 부를 누리는 곳도 아니다. 그런 생각조차도 버려야 한다. 부자에게 이것이 가능하겠는가? 가능하지만, 쉽지 않다. 그것이 마치 낙타가 바늘귀를 들어가는 것만큼이나 어렵다는 것이다.


오늘날, 보수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부자들이 능히 아주 쉽게 들어갈만한 커다란 바늘귀를 만들어 놓고 부자들을 유혹한다. 교회에서도 세상의 부와 권력이 계급이 인정되어 부자들은 상석에 앉고, 목사로부터 특별대우를 받는다. 게다가 그들의 맹목적인 신앙은 찬양되기까지 하며, 그들이 받은 이 세상의 모든 부와 권력은 하나님께서 주신 복이라고 확증까지 받는다. 그리고 교회를 위해 봉사하면(주로 헌금에 집중된다), 하나님 나라(천국)는 따놓은 것이라고 구원의 확신까지도 확실하게 심어준다.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기 힘든 이유는 다른데 있지 않다.

자신의 기득권 때문이다.

기득권으로 인해 누릴 수 있는 권력과 권력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물질과 그로 인한 풍요로움을 자신만을 위해 사용하며, 그런 부를 죽어서도 누리고 싶어 안달하기 때문에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기가 힘든 것이다.


성경은 부자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부자도 천국에 갈 수 있다. 그러나 어떤 부자가 천국에 들어갈 수 있는가?

자신의 가진 부를 나눌 수 있는 사람, 자신이 가진 권력을 가지고 갑질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을을 섬길 줄 아는 사람, 그런 사람은 살아서 하나님 나라의 기쁨을 맛보고, 죽어서도 그 기쁨이 이어지는 것이다. 이것이 성서에서 말하는 하나님 나라(천국)이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의 보수교회에서의 '천국'이란, 죽어서 가는 피안 세계이거나 저 하늘에 있는 곳이거나 세상의 모든 욕심이 반영된 순 황금길(맘몬)이다. 그리하여, 목사 혹은 장로, 권사가 되어도 보통의 사람들의 윤리의식보다도 못한 짓을 하고도 '하나님께서 다 용서해 주실 것'이라는 허망한 밀양적인 사고를 하는 것이다.

과연, 그들에게 천국이 있을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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