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친 손에 대한 단상
어머니의 손이 주름져 아름답다.
주름진 깊은 골마다 새겨진 삶의 흔적에는
생명 살리는 맑은 물이 흐른다.
이젠,
그 아름다운 따스하고 거친 손을 만질 수 없다.
살아계실 적에
한 번이라도 더 잡아드릴걸...
나의 손은 어머니의 손도 닮고 아버지의 손도 닮았다.
아버지는 농사꾼이셨고,
어머니도 평생 농사일을 도우셨으므로 젊은 시절 어머니 손은 늘 풀 때로 새까맣고,
아버지는 작두날에 베어 엄지손가락이 조금 짧았다.
나는 어릴 적부터 꼴 베러 다녔고,
어느 날 풀숲 유리병에 낫이 튀면서 왼쪽 손가락을 쳤다.
지금도 그 흉터는 남았고, 나는 그 날을 선명하게 기억한다.
그러니 내 손도 고울 리가 없다.
낫으로 댓살을 깎아 연을 만들고, 부엌칼로 연필을 깎고, 썰매를 만들고....
손을 혹사시킨 결과 손으로 하는 일은 자신이 있었다.
농사를 짓진 않았지만, 나도 어머니와 아버지처럼 풀 때 묻은 손일 때가 잦았다.
먹을거리를 내 손으로 직접 길러 먹는 일, 그것은 신성한 노동이라 생각했기에 흙이 있으면 그곳에 뭔가를 심었다.
가끔은 기타도 친다.
아무튼 내 손은 못생겼지만, 여느 보통의 손보다는 조금 날렵하고 하는 일도 많다.
재주 많은 손을 가졌다고 친구들은 부러워하지만, 가끔은 '무재주가 상팔자'라는 말도 떠오를 정도로 손은 혹사당한다.
그러나 어머니와 아버지의 손에 비하면 내 손은 여리기만 하다.
손, 예쁜 손이 예쁘다.
그런 손이 부럽기도 하다.
그러나 나는 거친 손이 더 예쁘다.
문득 손에 대한 이야기를 쓰는 이유,
겨울은 깊어가고 손은 시린데, 그 시린 손 잡아줄 어머니의 따스한 손이 없기 때문이다.
살아생전 한 번이라도 더 잡아드릴 걸...
그리고
아버지도 살아생전 한 번이라도 더 잡아드릴 것을 그냥 그렇게 어머니 품에 안겨드렸다.
못생긴 손을 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며, 꿈결 같은 상상으로 부모님의 손을 더듬어본다.
따/스/하/다.
생명줄, 밧줄을 꽉 잡은 손, 그 손은 생명을 살리고 이어가는 거룩한 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