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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수 Mar 21. 2020

나는 왜 브런치에 글을 쓰는가?

# 5개월만에 브런치에 글을 쓰게 되었다. 아무 준비도 없이 그냥....

봄이 왔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봄이 말이 아니다.

명사형 '봄'의 동사형은 '보다'인데, 나의 시선은 온통 '코로나19'를 향하고 있다.

이번 주(3월 22일)면, 주일예배를 가정예배로 전환한지 한 달이 되어간다.

이쯤되니 이웃사랑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를 알겠다.

이미, 한 달 전부터 가정예배를 드렸지만 예상했던대로 도매급으로 넘어가게 생겼다. 주일예배를 강행한 곳에서 전염병이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믿음도 없는 것들 같으니라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주일예배를 가정예배로 드리고, 자발적 사회거리두기를 하면서 책상에 앉아있는 시간은 더 많아졌다.

나름 시간에 쫓기며 살아갈 때에는 읽고 쓰느라 바빴는데,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사나흘 지속되면 지루해 진다고, sns에 접속하는 시간이 조금은 더 많아졌다.


그때마다 '브런치'소식이 들려오고, 그러면 나는 습관처럼 브런치 알림을 보게 되고, 라이킷 한 이들과 통계를  본다. 그간에 쓴 글이 축적되어 그런지 매일 꾸준하게 몇 십명씩 나의 매거진 이런저런 글들을 방문한다.

이 글을 쓰는 지금 31명이 나의 매거진에 들렀다는 통계가 뜬다.


브런치에 쓴 나의 마지막 글은 지난해 10월 4일이다.

절필을 한지 5개월이 되었는데, 어떤 경로를 통해서 들어왔는지 모르겠지만 매일매일 누군가 찾아와 나의 글을 읽고 간다. 


서서히 부담이 되기 시작했다.


뭔가를 쓰든지, 사진을 올리든지 해야겠는데 최근 내가 관심을 갖고 읽고 쓰는 일들이 '브런치'와는 다소 거리감이 있는 것 같아 자제하고 있었다. 솔직히는 브런치에 글을 쓰려면 사진이나 글감이나 생각들을 잠시 나의 관심사로부터 이탈시켜야했다. 그것이 쉽지 않았다. 이것이 글을 잠시 쉬게된 까닭이다.


그러나 글을 쓰든 말든 지속적인 독자가 있다는 것, 많아야 100명 넘기도 힘든 두자리 수에 불과하지만 책임감은 점점 무거워졌다. 그 무거움을 덜기 위해 오늘 글을 쓰고 있는 중이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나는 왜 브런치에 글을 쓰는가?

 

독자가 있으니 쓴다. 써야 한다.

단 한 명의 독자가 있더라도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글을 써야 한다. 그것이 '작가'의 숙명일 수도 있겠다. 스스로 '작가'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는데, 그냥 작가가 되어버렸다. 작가의 숙명을 운운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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