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속도보다 방향이다
트리나 폴러스의 『꽃들에게 희망을』에는 작지만 깊은 통찰이 담겨 있습니다.
그 가운데서 나는 ‘삶의 속도’와 ‘삶의 방향’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이 책에 나오는 애벌레들은 높은 곳을 향해 기어오르는 것을 ‘성공’이라 믿고,
다른 애벌레들을 밟고 올라서며 끝없는 기둥을 오릅니다.
그런데 그 끝에 과연 무엇이 있을까요?
오늘날 우리는 끝없는 ‘속도 경쟁’ 속에 놓여 있습니다.
빠르면 유능한 것이고, 멈춤은 낙오로 여겨지는 시대입니다.
초단위로 정보가 교환되고, 사람들은 쉼 없이 달립니다.
누가 먼저 가는가,
얼마나 많은 것을 해냈는가에 모든 가치가 매겨지다 보니,
점점 더 많은 이들이 속도를 방향보다 앞세우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속도 너머에 있는 질문입니다.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많은 사람들이 무언가를 ‘하고는 있지만’,
그것이 정말 자신이 원하는 삶인지, 의미 있는 일인지 자문하지 못합니다.
마치 동화 속 벌레기둥을 무작정 따라오르는 애벌레들처럼 말이죠.
모두가 올라가니 나도 올라가야 한다는 강박, 그것이 우리 삶의 많은 선택을 지배합니다.
그러나 인생은 단순히 앞만 향해가는 것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열심히 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향해 나아갔는가입니다.
열정적으로 살았다고 해서 그 삶이 자동으로 정당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정작 허망한 것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 그것은 실패를 향한 열심에 불과합니다.
목표를 되묻지 않는 속도는, 가속된 방황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잠시 멈추어야 합니다.
가던 길을 멈추고,
지금 이 순간의 위치를 확인하고,
마음속 나침반의 방향을 살펴야 합니다.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필요한 순간은,
달릴 때가 아니라 멈출 수 있을 때입니다.
멈춤은 도태가 아니라 깊은 자기 점검의 시간입니다.
빠름은 곧 잘됨이라는 통념을 넘어서야 합니다.
더 빨리 가는 것보다, 제대로 가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정지와 고요 속에서 길이 다시 보이고, 느림 속에서 삶의 결이 더 섬세하게 느껴집니다.
인생은 속도보다 방향입니다.
당신이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를 잊지 않는다면, 지금의 느린 걸음도 분명 의미 있는 여정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