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된 선인장 화분에서 꽃이 피다
한때 누군가의 손에 들려
햇살 좋은 창가에 놓였던 작은 선인장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하루에도 몇 번씩
물을 주고 말을 걸어주는 손길이 있었지요.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새로운 꽃들이 오고 가고,
관심은 점점 다른 곳으로 향했습니다.
선인장은 어느 날
창밖으로 밀려났고,
비바람을 맞고, 볕도 닿지 않는 구석에 그냥 그렇게 방치되었습니다.
‘나는 잊힌 걸까?
이제 아무도 나를 바라보지 않는 걸까?’
선인장은 침묵 속에 그렇게 생각했지만,
자신의 잎 하나하나를 꼭 다물며 속으로 자라고 있었습니다.
비록 누가 돌보지 않아도,
그는 흙 속의 물기를 찾아내어 마셨고,
낮과 밤의 숨결을 받아들이며
조용히 생명을 품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무성하지도, 탐스럽지도 않은 줄기 끝에서
작은 몽우리가 하나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또 하나.
그는 세상에 속삭였습니다.
“나는 살아 있었고, 지금도 피고 있다.”
어느새 그를 방치했던 사람은
그 몽우리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그 생명 앞에서,
그 인내 앞에서,
그 조용한 찬란함 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