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김민수의 '소소한 풍경 이야기'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에게 말했다가는 이별을 할 수도 있다.
그저 '못생긴 것'에 대한 상징으로 사용하는 것이긴 하지만, 호박꽃의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내가 지켜본 바로, 호박꽃은 못생기지 않았으며 아침에 갓 피어난 호박꽃은 여느 꽃보다도 아름다웠다.
아마도 이 말을 처음 만들어 낸 사람은 아침 햇살에 꽃을 닫아버린 쪼글쪼글한 모습을 보았을 것이다.
호박꽃은 아침 햇살과 함께 피어난다. 그리고 수정을 마치고 나면, 미련 없이 꽃잎을 닫고 열매를 맺는 과정에 충실하는 것이다.
그에겐 누군가에게 예쁘게 보이는 것은 의미가 없다.
단지, 자기의 길을 갈 뿐이다.
사람들은 꽃만 본다.
그러나 어디 호박의 진면목이 꽃에만 있겠는가?
사람들은 내면을 보기보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을 보는데 익숙하다.
내면을 보려면 시간이 걸려야 한다. 인내심을 가지고 바라봐야 한다. 오랫동안 바라봐야 한다.
그런데 '빨리빨리' 사회에서 이 기다림의 시간들은 불필요한 시간인 것처럼 인식하게 만든다.
그러나 반드시 열매를 맺어야만 의미있는 것도 아니다.
피어난 꽃 중에서 열매맺지 못하고 낙화한 꽃들이 얼마나 많은가?
낙화한 꽃들이 있어 남은 꽃들 실한 열매를 맺을 수 있으니, 열매맺은 꽃들은 떨어진 꽃들에게 감사해야 한다.
이것은 사람에 대해서도 다르지 않아야 한다.
경쟁사회에서 우리는 일등 외에는 모두 실패한 것처럼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승자독식의 사회가 잘못된 것일뿐, 본래 승자는 그 기쁨을 패자와 나눌줄 알아야 진정한 승자인 것이다.
당신은 진정한 승자가 되길 바라는가?
그렇다면, 나눠라. 나눔을 통해서 당신의 승리는 더욱 더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호박은 꽃 뿐만 아니라 이파리도 넉넉하다.
여린 이파리는 삶아 막장과 함께 쌈으로 먹어도 그만이다.
아무튼 호박은 못생긴 구석이 없다.
사람도 그렇다.
못생긴 사람은 없다. 그렇게 구분짓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그것에 넘어가지 말자.
그런 논리에 넘어가는 이가 진짜 못/난/사/람/이/다/
세상에 못생긴 것은 없다. 저 마다 다 예쁘다.
#김민수의 '소소한 풍경 이야기' #포토_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