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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수 Jan 26. 2016

다름은 틀림이 아니다

#33 김민수의 '소소한 풍경 이야기'


다른 것과 틀린 것은 동의어가 아니다.

다름을 차별하는 것이 틀린 것이지,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달라서 오히려 매력이 있고, 달라서 오히려 더불어 아름답다.


한 가지 꽃만 피어있는 화단보다 이런저런 꽃들이 뒤섞여 계절마다 다른 빛을 내는 화단이 훨씬 예쁘다.

어릴 적에는 세상 사람들이 모두 내 맘 같으면 좋을 것 같았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서 세상 사람들이 모두 내 맘 같으면 이 세상은 결코 아름다울 수 없음을 알았다.

서로 달라서 우리는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다.


백일홍 꽃밭- 서로 달라서 더 아름답지 않은가?


간혹 못 생긴 꽃도 있고, 상처 입은 꽃도 있고, 잡초도 있지만 그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꽃밭이다.


우리네 사람살이도 그렇지 않은가?

모/두/가/ 어/우/러/져/ 사/람/ 사/는/ 세/상/이/다/.


오로지 자기 생각만 옳다 하고 자신의 생각과 다름을 틀린 것이라 주장하면 서로 힘들다.

어느 사회든 기득권자들이 자신의 생각만 옳다 하고, 잘못된 것에 대한 비판에 귀를 막아버리면서 비판하는 이들을 불경시하면 건강한 사회라고 할 수 없다. 오히려 그렇게 다른 것을 틀린 것이라고 몰아치는 이들이야말로 화단에서 솎아내지 않으면 안 될 잡초와 같은 존재다.




잡초도 어우러져 꽃밭이라면서 솎아내지 않으면 안 될 잡초가 있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잡초는 '잡스러운 풀, 쓸모없는 풀'이 아니다. 단지, 인간의 노동에 의해 가꿔진 공간에 원치 않게 자라나는 풀이다. 그런데, 그런 잡초 중에는 솎아내지 않으면 오로지 자기의 영역만 넓혀가면서 인간의 노동을 무력화시키는 것들도 있다.


이런 잡초는 솎아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목련
진달래


이제 곧 봄이 오면 피어날 꽃 목련과 진달래,

우리는 그냥 같은 꽃이라 생각하지만 한 송이 한 송이 살펴보면 모두 다르다. 그 다름으로 그들이 서로 틀리다고 싸우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그들은 어떤 꽃이라도, 때론 시들어버린 꽃, 벌레 먹은 꽃이라도 함께 어우러져 목련이요, 진달래다.

그런 마음이 있기에 '봄', 볼 것이 많은 봄을 불러오는 것이다.


제주돌문화공원-돌하루방
제주돌문화공원-동자석


돌하르방과 동자석, 우리는 그렇게 이름 붙여 주었지만 기계로 찍어낸 것조차도 모두 다르다.

오히려 달라서 더 아름답지 않은가?


다름을 틀리다고 말하지 말자.

다름을 부끄럽게 여기지 말고 당당하게 여기자.

남과 비교하지 말고, 자기대로 피어나자.

틀리지 않은 것이라면, 달라서 더욱 아름다운 존재이다.

달라서 더불어 사는 것도 재미있고, 아름다우며, 의미 있는 것이다.



#이 글에 사용된 이미지의 저작권자는 필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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