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회사는 영국정부에서 미국서해지역과 남미무역담당을 목적으로 설립한 회사였습니다. 무역이라고해봐야 대부분 아프리카에서 노예를 실어와 파는것이었는데요. 당시 노예무역은 꽤나 오랜시간동안 큰 이득을 가져다주었기때문에 그 사업 안정성에 대해 의심하는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당시 시대적 배경을 보면 스페인의 왕위계승전쟁이 끝나가던시기였기에 유럽경제가 다시 큰 부흥을 맞을것이란 장밋빛전망이 함께였습니다.
하지만 경제의 흐름이란것이 정해진대로, 예상된 흐름대로만 흘러가진 않죠. 그것은 우리네 인생 흐름처럼 예측할 수 없는 곳에서 질곡을 만들어냅니다.
이 남해회사에는 몇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길게 설명해봐야 재미도없고 지면만 차지할테니 짧게 몇개만 보자면
1.왕족이 직접 경영총수로 취임(왕과 국가가 국민들상대로 돈을 빨아먹을생각을 하고있었음) 2.스페인왕위계승전쟁이 끝나고도 유럽경제부흥은 요원 3.스페인이 노예무역에 제한을 두는바람에 노예무역으로인한 수익 급감(당시 남미장악국가가 스페인이었습니다) 4.스페인전쟁시 발생했던 전비부채이자를 이 남해회사가 부담하도록함(이 부분은 조금 복잡한데, 영국정부가 갚아야할 부채의 이자를 남해회사가 대신 납부. 조건으로 언젠가 영국정부가 부채를 모두 상환만하면 대충 3배이상의 이득을 남해회사가 볼수있는 상황. 3천만파운드가량되는 정부부채를 남해회사가 7백만파운드가량에 인수한것입니다.)
여기서 가장 결정적인것은 1번과 4번이었습니다. 1번은 왕께서 직접 회사운영하는데 망할리가 있느냐는 신뢰로인해 투자하는 사람이 매우 늘었다는점이고, 4번은 남해회사가 대신 납부하기로한 이자가 회사수익보다 컸다는 점입니다. 결국 그 이자를 주식투자받은돈으로 내기에 이르는데요. 남해회사라는 국가주도 폰지사기는 그렇게 터져버리고맙니다. 어쨌든 뉴턴의 투자그래프를 보면 알수있듯이 처음에는 꽤나 합리적인 투자였습니다. 그러다 주변에서 이 회사 주식을 더 샀다가 계속 주가가 올라서 큰이득을 보는것을보고 재진입하게되죠. 참고로 저 남해회사에 투자했던 다른 유명인중에는 '로빈슨크루소'작가인 대니얼디포도 있었습니다.
3백여년전 천재의 투자패턴이 이 시대의 개미들과 너무나도 닮았다는 점이 재밌습니다. 초기에 소액으로 재미를 보고나니 담이 커져 고점에 큰 돈 투입하는걸 보면 인류의 지성이었던 뉴턴도 눈이 돌때가 있었던거죠.
이 과정에서 뉴턴이 했던 주식에 관한 유명한 말이 '천체의 움직임은 계산할수있어도, 인간의 광기는 도저히 가늠하기어렵다' 인데요.
사실 이 말은 뉴턴이 투자가 완전히 망해버린뒤에 한얘기가 아니라 소액투자를 했을때 이득보고 빠진후에 한 이야기입니다. 이미 많이 올랐다생각했는데 계속 끝없이 오르는걸 보고 한 이야기인거죠. 그리고 이후 뉴턴은 거의 전재산을 고점부근에서 투자해버립니다.
이 때 뉴턴은 지금돈으로 약 40억가량을 잃었다고 전해집니다만, 뉴턴은 당시에도 매우 저명한 학자로 이름높았습니다. 거기에 상속받은 토지도 많았고 인세도 많이 들어왔기때문에 잃은돈은 다 복구했다고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