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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성 Jul 20. 2024

<해찰> 파편 작가


첫 책


    저의 손을 거쳐 발행된 책의 표지를 보거나, 책을 열어 볼 때,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 있습니다. 곳곳에 추억이 베여있기 때문입니다. 작가님의 목소리를 들으며 앉아있던 도서관 앞 플라타너스 그늘 아래 바위. 작가님의 글의 리듬과 함께 힙함에 취하고, 함께 절망을 물 말던, 고요한 저녁 원고 읽던 시간들. 수 없는 수정. 뜨거운 머리와 맥북. 도서관 공원에 부는 시원한 바람. 전자책을 폰으로 넘겨보며 디자인이 적용된 전자책 페이지들을 확인 할 때의 기쁨. 첫 전자책을 교보문고에 발행하고 도서관을 걸어나올 때 느꼈던 희열. 브런치에서 작가님과 실제로 통화해 본 것은 저 뿐일 것 같다는 예감. 그렇기에 작가님에 대한 나의 수 많은 느낌들을 말하고 싶지만, 프라이버시로 인해 참는 이 순간. 글을 읽으며 감정의 물결들에 놀라던 순간들. 발행 이후 작가님의 기쁨을 보며 함께했던 기쁨들. 그러한 추억들이 책의 표지, 교보문고에 실린 책소개, 출판사 서평, 그리고 페이지 곳곳에 담기어 있습니다.


    아래 전자책 본문 일부를 실어두었습니다. 함께 추억과 감정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책의 처음 제목은 <리스본행 야간열차>였습니다. 책의 처음 제목에 대한 내용이 있는 22번째 글 제목이 바로 <리스본행 야간열차는 파업중>입니다. 그 글도 아래에 실어두었습니다.




책 소개, 마지막 부분


포르투갈 포르투의 낭만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포르투갈 해안길을 걸어 스페인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이르는 동안 펼쳐진, 작가가 놀면서 걸으면서 인식한 ‘놀멍걸멍’의 다채로운 스펙트럼.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에서의 휴지기는 그것에 얹혀진 덤이다. -해찰, 책 소개, 마지막 부분-


출판사 서평


작가는 솔직하다. 그녀의 글엔 가식이 없다. 그녀의 글은 냉소적일 것 같으나 명랑하며, 날 것의 현실을 담담히 받아들임과 동시에 그것을 초월하며 유머를 풍긴다. 그녀의 글은 군더더기가 없으며 쿨하다. 독자가 책을 열고 덮을 때 즈음, 독자들은 작가를 좋아하게 될 것 같다. 그리고 누군가는 여행 단상들 너머, 작가의 진짜 삶의 조각들이 궁금해 질지도 모르겠다. -해찰, 출판사 서평, 작가의 매력-



책, 문장들


“발을 내딛는 순간마다 골절된 발가락의 통증이 느껴졌다. 그러나 나는 걷기로 했다…걸으러 세상의 반대편으로 날아온 나였다…브레이크를 밟는 법 따윈 배우지 못했다. 고로, 내 걸음은 완성되어야만 했다.” -프롤로그, 부엔 까미노 Buen Camino, 좋은 순례길 되세요-


"포르투는 내게 가슴 전부를 열어젖혔고, 나는 기꺼이 그의 품에 안길 각오가 되어 있었다…누구도 의도치 않았으나 날마다 축제가 펼쳐지는 도시, 만일 포르투의 매력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서슴지 않고 ‘도우루 강물에 영혼을 싣고 흐르는 도시’ 라고 대답할 것이다.’ -#04 포르투 Porto, 낭만에 대하여-


“여행자들은 늘 마음의 여유라는 보따리를 따로 챙겨 들고 다닌다.” -#06 아싸가오리!-


“절망이 석양 위로 통째 물을 말아버렸다.” -#08 노을이 절망에 물을 말 때-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오아시스를 숨기고 있기 때문이지. 36.5도의 체온을 지닌 스페인 거리의 무수한 오아시스를.” -#09 오아시스의 온도 36.5-


“절대 알 수는 없으나 모든 것은 다 계획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던가.” -#17 절대 알 수 없지만 다 계획대로 되고 있어-


“순례길을 걸으며 우리와 함께 했던 인연들은 필연이 되어 다가오는 것만 같았다. 평소에는 일어나지 않을 것만 같은 일들이 우리의 염원대로 이루어지기도 하고, 우리가 알 수조차 없는 퍼즐들이 맞춰져 가는 것만 같았다.” -#17 절대 알 수 없지만 다 계획대로 되고 있어-


"기차는 서서히 미끄러지는가 싶더니 빠른 속도를 내며 스페인 갈라시아의 대지 비고 Vigo를 향해 내달리기 시작했다. 달리는 기차 뒤로 떠밀려가는 풍경처럼 다친 발을 질질 끌며 고통스레 지나왔던 산티아고 순례길도 등 뒤 저 멀리로 사라져가고 있었다. 황혼 속 야릇한 서사들이 지고 서글픔과 함께 조금 후면 리스본행 야간열차에 몸을 실을 수 있으리란 기대감이 뒤섞였다. 목울대를 타고 넘어가는 감정의 소용돌이가 뜨겁게 몰아쳤다. 이 열차에서 내리기만 한다면 리스본행 야간열차에 몸을 싣기만 한다면 새로운 인생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았다." -#22 리스본행 야간열차는 파업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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