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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강하 Sep 22. 2019

[요론의 요런가게] 01. 카요이후네

저렴하고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먹을 수 있는 이자카야




술이 아닌 다른 이유로 이자카야를 좋아한다. 보기만 해도 일본이구나! 라고 느낄 수 있는 음식들. 예를 들면 타다끼, 꼬치, 나베. 이자카야에서만 마실 수 있는 츄하이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하지만 주문할 때는 꼭 이렇게 요청한다. "술은 조금만 넣어주세요." 신선한 과일 과즙에 알콜이 조금 첨가된 정도가 딱 좋다. 


요론섬에서도 이자카야에 가고 싶었다. 일본에서는 여자들끼리 이자카야에 잘 가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기에 아저씨들만 잔뜩이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했다. 하지만 여긴 요론이다. 일본 본토와는 다를 것이다. 요론은 모든 편견을 뛰어넘는 곳이니까.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역시나 가족. 젊은 연인, 홀로 온 사람 등.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식사를 하러 온 사람들이 많았다.


오키나와에 가면 꼭 먹어야 할 것이 '고야 참프루'라는 것을 사전 조사에서 알아두었기 때문에 그것을 먼저 주문했다. 고야 참프루란 한국말로 하면 여주 볶음이다. 아마도 여주라는 채소도 낯선 사람이 많을 텐데 한국에서는 당뇨에 좋은 채소로 유명하며 박과에 속한다. 맛은 씁쓸하고 식감은 호박과 비슷하다. 만화 심야식당에서도 이 음식이 나온 적이 있다. 게다가 이 만화에서는 여주튀김도 나오는데 나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여주 튀김까지 주문하고 말았다. 맛을 얘기해보자면 고야는 참프루보다는 튀김에 더 어울리는 것 같다. 튀김 특유의 고소한 맛과 씁쓸한 맛이 잘 어우러졌달까. 하지만 한국에 와서까지 다시 찾아먹을 만한 맛은 아니었다.


평소 먹는 양이 적어 요리를 세개정도 주문하고 친구와 츄하이를 한잔씩 마셨으나 계산할 때보니 생각보다 낮은 가격에 놀랐다. 여행지에선 한국에서보다 돈 쓰는 것에 관대해지기 마련이지만 특히 요론은 한국 물가보다 저렴해서 어딜가서 무엇을 먹어도 저렴하다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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