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동안 Love Yourself라는 문구를 자주 접했다. 노래 제목에서, 강연에서, SNS에서. 특히 성소수자나 유색인종, 그리고 자기 외모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자주 하는 말인 듯했다. 여러 이유에서 사회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에게 타인이 내뱉는 가식적이고 관념적 어휘. 모든 문제는 네가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해서야. 네 자신 사랑해 봐. 라고, 상처받은 이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말 아냐?
다르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어릴 때부터 자주 듣는 자신부터 사랑하라는 말을 그저 영어로 바꿨을 뿐이잖아. 그러니까 나에게는 이 말이 전혀 긍정적이지 않고 그저 이미 여유롭고 자기 삶에 만족하는 사람들이 내뱉는 공허하고 훌륭한 말씀이라고만 해석했다.
친구와 통화를 하고 있을 때였다. 잠은 잘 자고 있는지, 밥은 잘 먹었는지. 요즘 재미있는 일은 있는지 물었고 친구는 그대로 나에게 되물었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고 밥은 되는 대로 먹고,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 했는데도 (사실 쇼츠나 SNS에 거의 시간을 쓰느라) 후딱 지나가 버린다고 대답했다. 전화 통화를 마치고 어떤 외국 유튜브를 보게 됐다. 그는 한참 우울하고 비참했던 시기를 보내고 난 후 다른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로 Love Yourself를 언급했다. 그 순간 낮에 했던 친구와의 통화가 떠올랐다.
내가 친구에게 전화했을 때 수면 패턴이나 식사, 운동 등에 대해 물은 건 친구가 건강하길 바라기 때문이었다. 그건 친구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내가 아끼는 사람의 건강과 삶의 질을 위해 그가 어떻게 먹고, 자고, 생활하는지 신경 쓴다는 말이다. 순간 의문이 들었다. 근데 왜 나한테는 안 그러고 있지?
Love Yourself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하듯 스스로를 돌보라는 말이었던 건 아닐까? 처음으로 다르게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니까 다른 말로 자기 돌봄이라고 생각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실제로는 자기 존중에 가까운 뜻이긴 하다)
그렇게 생각하니 이 말이 뜻하는 바가 가깝게 다가왔다. 쉽게 상상하자면 내가 내 아이라면 오후 2시까지 자도록 내버려두지는 않겠지. 그리고 몸에 나쁜 인스턴트나 튀긴 음식도 안 먹이겠지. 이제까지 나는 나를 방치하며 살았구나. 자고 싶은 만큼 자고 먹고 싶은 거 다 먹고 누워있고 싶다고 하루 종일 누워있는 게 나를 위한 게 아니구나.
그래서 제대로 깨달은 김에 이제부터라도 나만의 Love Yourself를 해보려고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대하듯 나를 돌보기로. 비록 내가 내 자신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그다지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더라도. 나는 나로밖에 못사니까 어쩌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