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적 게으름뱅이가 사는 방법
열심히 사는 게 죽기보다 싫다. 매일 살기 싫다 라는 말을 달고 살았다. 일을 하다, 걷다가 심지어 누워있다가도 사는 게 너무 귀찮다는 생각이 문득 떠올랐다.
한편으론 어느 누구보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열심히 살고 싶었다. 게으른 내가 미웠고 태생이 비관적인 성격을 만들어준 부모를 원망했다. 다 DNA 때문이야. 환경 탓이야. 다 미웠다.
사람은 작은 계기로 변하나 보다. 억지로 읽은 책 한 권이, 억지로 듣게 된 수업이, 억지로 한 운동이 조금씩 내 생각을 바꿔나갔다. 억지로 하지 않으면 절대로 무언가를 할 기분이 나지 않는 나는 '그래, 억지로 해보자. 뭐든 억지로 하는 거야.'라는 결심을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예후가 좋다.
억지로 몸을 일으켜 스트레칭을 한 후 저스트 댄스로 유산소 운동을 한다. 처음에는 죽어도 하기 싫은데 일단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이면 부정적인 생각은 사라지고 어느새 신나게 몸을 흔들고 있다. 인간은 호르몬의 동물이다. 역시 몸을 움직이니 엔돌핀이 나오는군 하는 생각을 하며 하는 리듬에 맞춰 열심히 팔을 허우적거린다. 뻐근한 팔과 후들거리는 다리 근육을 느낄 땐 기분이 좋다. 살이 빠지는 것 같다.
억지로 글을 읽는 것은 사고방식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특히 열심히 사는 사람들의 글을 읽으면 자극이 많이 된다. 예전에 그런 글을 읽으면 난 이렇게 못하는데.. 하고 쭈글거렸는데 어느 순간 모든 건 타고나는 거다 라는 체념을 한 후에는 오히려 편해졌다. 이야, 저렇게 열심히 사니까 저 정도 되는 거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나도 조금 더 힘내 볼까 하고 기운을 낸다.
억지로 밖에 나가는 것도 좋다. 생각보다 햇볕을 쬐는 것이 기분에 영향을 많이 끼친다는 걸 알았다. 집순이인 나는 이렇게 조금씩 모든 걸 억지로 하고 있다. 기분이 나아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된 것 같기도 하고. 미래가 불확실한건 어디에서 뭘 하든 마찬가지다. 어떤 일을 해도 불안함을 사라지지 않는다. 불안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어. 지금 당장의 하루하루가 중요할 뿐 어느 시점인지도 모를 '불확실한 미래'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 순간이 중요한 거지. 지금이 모여서 미래를 만드는 거잖아. 지금 잘살자. 당장 내 기분을 위해서 그냥 뭐 하나라도 억지로 해보자. 하고 싶었는데 무서워서, 귀찮아서 안 해봤던 것들 억지로 눈 딱 감고 하나씩 도전하기로 한다. 의외로 괜찮을지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