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 짓는 향기 안내자
(Scent Wonderer)

라팁씨 지연

by 강화유니버스




강화에는 머무는 사람만큼이나 다양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떤 이는 이곳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어떤 이는 오래 해 오던 일을 이어갑니다.


강화유니버스와 함께한 이웃을 소개하는 인터뷰 프로젝트, <잠시 더 강화>.

강화에 잠시 더 머물며 갖게 된 100개의 업, 그들이 만들어가는 강화의 100가지 모습을 담습니다.


첫 번째로 초대한 이웃은 ‘취향 짓는 향기 안내자’ 라팁씨의 지연입니다.



Intro


강화에는 특별한 취'향' 공방이 다.


느리게 머물러도 괜찮은 공간도 있고,

강화 곳곳의 향을 담은 제품들도 구매할 수 있고,

용기를 가져오면 세제 등을 담아갈 수 있는 리필스테이션도 있다.


무엇보다도 취'향' 가득한 공간에서의

다양한 수업은 내가 어떤 것에 이끌려하고

취하게 되는지, 귀 기울이기에 참 좋다.


"작은 실천으로 더 오래 머물 수 있는 가치를 지켜"

나가는 낙토, 그리고 라팁씨의 지연과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방황과 방랑은 함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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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 님은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경험을 지나왔다고 알고 있어요. 저도 한 곳에 잘 못 머무는 사람이고 좋아하는 게 많아 다양한 충돌을 지나며 고민이 많아지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지연 님의 여정은 방황이 아니라 조금 더 자유롭고 주체적인 ‘방랑’처럼 느껴졌는데, 그런 것들이 어떻게 가능했는지도 궁금했어요.


방황과 방랑은 둘 다 필요한 것 같아요. 저는 목적지 없이 계속 돌아다니며 워홀 빼고 2년 반 정도를 세계 여행을 했어요. 그땐 정해진 것 없이 계속 다니다 보니 새로운 것도 잘 받아들이게 되고 경험도 ‘그냥 뭐 한 번 해 보지’ 하고 하게 됐어요. 꼭 여행이 아니더라도 삶에서도 나만의 시간들을 가져보는 건 중요한 것 같아요.


방황은 목적이나 목표를 향해 찾아 헤매고 나아가는 과정이라는 의미가 있어요. 그래서 그 역시 삶에서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낙토와 라팁씨 운영을 하며 ‘어떻게 잘해볼 수 있을까’하고 이것저것 시도하고 실패하고 있거든요. 이것도 일종의 방황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중요한 건 내가 어떤 시선으로 상황을 바라보고, 습득해서 어떻게 내 것으로 만드느냐의 차이인 것 같아요. 20대 때 충분히 고민 많이 해 보라고 하죠. 하지만 30대의 지금도, 곧 40을 바라보지만 (웃음) 그 고민은 계속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방황과 방랑은 같이 가져가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여전히 그 사이에 서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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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고민들 안에서 취하면 좋을 태도에는 어떤 게 있을까요?


너무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기보다는 좀 긍정적인 시선으로 상황을 대해야 하는 것 같아요. 제가 경찰이 되려고 운동도 했었고, 요리도 했었고, 스몰웨딩이나 조경도 해 보고, 여행 다니고 워홀 가고 다이빙, 와인 공부… 인쇄소에서도 일하고 취미로 춤도 췄었거든요. 연관성이 너무 없으니까 그 당시엔 ‘이런 것들을 왜 한 거지’ 싶었는데, 지금 공간들을 운영하며 생각해 보니까 쓸데없는 건 하나도 없었구나 싶어요.


그때 경험했기에 지금 내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고, 그때 마주했었던 것들 때문에 이렇게 성장한 것도 있고요. 다 모아져 있다고 생각해요. 어른들이 인생에 쓸데없는 짓은 없다고 하시는데, 그게 맞는 것 같아요. 낙토 운영하면서도 느꼈지만, 라팁씨 하면서도 다시 한번 느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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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팁씨 공간 안 소품들의 모습


모아 놓고 보니 조화로운 소품들처럼!



취한 채 떠나는 향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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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지연 님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일은 무엇이 있나요?


수업할 때마다 제가 ‘향기 여행’이라는 말을 자주 써요. 오신 분들한테도 여행 같은 시간이 됐으면 좋겠어서 하기도 하고, 낙토 손님들의 방명록이나 라팁씨 수업 후기 같은 걸 보면 저 역시 여행하는 기분이 들기도 해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또 항상 다른 결과물이 나오는 걸 보는 게 여행하는 기분을 느끼게 만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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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 님은 왜 취하기로 했나요?


라팁씨의 ‘팁씨(tipsy)’가 ‘알딸딸하게 취한’이란 뜻인데. 꼭 술이나 향이 아니더라도 ‘뭔가에 취해 있으면 좀 더 인생이 즐겁다’는 것을 라팁씨라는 브랜드의 메시지로 알리고 싶었어요.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면서, 몰입했던 순간들. 취해 있었던 순간들. 그 순간과 그 기간이 너무 행복했었고, 그 여정 덕분에 지금 내가 향이나 색에 취해 있으니 이 취함을 나누면 재밌지 않을까 했어요.


가끔 소규모로 수업하면 질문드리기도 해요. 현재 취해 있는 무언가가 있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보면 그것들이 내 인생을 조금 더 즐겁게 할 수 있는 무언가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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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과 이야기를 나눈 뒤,

더는 방황과 방랑을 좋고 나쁨으로 구분 짓지 않게 되었다.


당장은 쓸모를 찾기 어려운 소품도, 경험도

지금의 나를 두근거리게 하고 취하게 한다면

결국 나로 모아져 조화로워지지 않을까?



Editor 무히

Interviewee 라팁씨 지연 @la_tipsy_

Photographer 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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