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시기 허브로서의 협동조합 청풍과 잠시섬의 시의성
2024년에 진행한 잠시섬 연대기를 공유합니다. 이야기는 2013년 협동조합 청풍의 시작에서 출발해, 2024년까지 이어집니다. 이 기록은 2015년부터 꾸준히 잠시섬을 찾아온 강화유니버스의 친구, 새보미야와 함께 써 내려갔습니다.
2020년에 접어들며, 협동조합 청풍의 시작점이었던 강화풍물시장의 매장이 정리되었습니다. 피자를 구워내던 화덕이 망가진 것이 계기였어요. 화덕식당은 철판요리·토스트를 파는 ‘한판식당’, 분식집 겸 카페 ‘풍물분식&풍물다방’ 등으로 변모하기도 했지만,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로컬 굿즈 상점 진달래섬은 스트롱파이어에서 독립해 매장 문을 열었습니다. 강화 최초의 기념품 전문점이었죠. 이 과정에서 유의미한 인적 변화도 있었습니다. 진달래섬 프로젝트를 함께한 청소년 멤버, 결이 협동조합 청풍의 정식 구성원으로 합류했거든요.
이러한 변화는 거점 공간을 중심으로 콘텐츠와 커뮤니티에 집중하고자 하는 협동조합 청풍의 방향성을 드러내는 것이었습니다. 동시에 협동조합 청풍이 이제 생존 다음을 도모할 만큼, 또 지역에 남기를 선택한 청소년에게 자리를 내어줄 수 있을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는 방증이기도 했죠.
그렇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2020년은 코로나19의 해이기도 했습니다. 여행자를 대상으로 하는 게스트하우스, 커뮤니티의 바탕이 되는 펍, 모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죠.
팬데믹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졌습니다. 중심 줄기는 온라인을 통한 지역 경험의 공유였어요.
협동조합 청풍은 유튜브 ‘현지생활’을 개설해 강화의 일상을 업로드하고, ‘랜선투어’를 즐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 ‘강화도 여행을 배달해 드립니다’나 ‘강화 DIY 투어’를 통해 강화의 특색 있는 물건으로 선물꾸러미를 만들어 배송하기도 했고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서는 잠시섬 하기 좋은 강화의 공간들을 담은 일러스트로 엽서북, 컬러링북, 마그넷 등을 만들었죠. SNS에 이웃 가게를 소개하며 ‘#강화동네가게챌린지’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응원하는 ‘커넥팅 네이버후즈(Connecting Neighborhoods)’ 캠페인도 진행했습니다.
생업을 통해 관계를 쌓은 주변 이웃과, 어느덧 강화의 관계인구가 된 여행자의 사이에서, 협동조합 청풍은 중심 허브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 셈이었죠.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여행 양식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었습니다. 아삭아삭순무민박에서는 ‘질문카드’처럼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혹은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기 시작했죠. 이는 사람들에게 잠시 설 수 있는 시간적·공간적 여유를 제공하겠다는 잠시섬의 기획 의도와도 맞아떨어지는 방향이었어요.
한편 2020년의 잠시섬도 조금 특별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인천청년한달레지던시’라는 제목으로 청년 창작자들을 4박 5일 동안 초청한 거였죠. 이웃과의 연대를 강화해, 참가자들에게 식사 쿠폰과 로컬 투어, 워크숍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기도 했어요. 물론 회고와 일기 쓰기는 당연히 포함이었고요. 8~9월 두 달 동안 4개 기수가 방문했고, 12월에는 결과공유회도 개최되었습니다.
아삭아삭순무민박의 이용객이 줄고 잠시섬과 방향성이 교차하며, 2020년 겨울 협동조합 청풍은 최초로 잠시섬의 유료화를 시도하기로 합니다. 잠시섬의 기본적인 틀은 유지하되, 최소 1박 최대 3박으로 기간을 다소 짧게 설정하고, 로컬 투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으며, 참가비는 3만 원이었어요. 11~12월 두 달간 실험적으로 진행된 유료 잠시섬은 공지 업로드 3주 만에 예약이 모두 마감되었을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Editor 새보미야 (2015년부터 꾸준히 잠시섬을 찾는, 강화유니버스의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