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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지 Apr 16. 2020

취미는 독서

『흐르는 물결을 가만히 안았다』를 읽고


인스타그램이라는 플랫폼 속에서 마음에 쏙 드는 사진과 글만이 올라오는 아이디들이 간혹 있다. 단순반복으로 하트를 누르는 친목 모드보다는 그 아이디의 주인의 생각이 궁금해지고 해당 글과 그림에 애정이 꽉찬 하트를 보내주고 싶어진다.

그런 아이디들의 주인 중 한 명인 한솔언니가 책을 냈다. 책은 자고로 사놓은 다음에야  읽을 지 말 지 결정하는 것.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텀블벅 사이트에서 결제를 했다.




책을 받자마자 읽기 시작하게 된 이유는, 신기하게도 내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나조차도 잊어버린 지 오래였던 인도여행할 때의 내 모습을 언니는 갈고닦은 문장으로 기록해 놓았다. 그 문장 속 나는 어색할 정도로 낭만이 가득하고 자신감 넘치는 사람이었다.

과거는 과거로 아무렇지 않게 묻어두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단 문장 몇 줄에 금세 시간여행을 했고, 잊어버리고 있던 기억들을 상기해냈다. 부러운 것인지 부정하고 싶은 것인지, 확실하지 않은 감정 속에서 그 시간 속 사람들, 상황, 과거 나 자신, 모두가 그리워서 일주일 내내를 울었다.


울고 나니, 다시금 내가 어떤 사람인지가 한 층 명확해졌다. 어떤 상황에서 웃었고, 어떤 단어에 울었는지 알게 되는 것은 단조로운 일상생활에서는 자주 환기시키기가 어려운 부분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렴풋이나마 알고나면, 그 사람이 행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 한다. 삶의 중대한 결정들은 손바닥 뒤집듯이 휙휙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닌 만큼, 내가 실천으로 옮기기까지 계속해서 울고 웃을 수 있는 나를 유지하고 싶어졌다. 그러기 위해선 계속해서 그 감각을 상기시키고 있어야할테다.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싸인

최근에 책을 읽기 시작한 건 모두 언니의 책 덕분이다. 책을 통해 간접경험 할 수 있다는 뜻을 나이 스물다섯에 이해했다. 책 속에 무엇이 숨겨져 있는 지, 너무 오랫동안 모르고 살아왔다.


흐르는 물결을 가만히 안았다(2020), 228p, 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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