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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간로 Jan 13. 2023

이 영화, <슬램덩크>에 묻히긴 아깝다

<아바타2>보다 화려한 영상미를 보고 싶다면

요즘 <슬램덩크>만 있나?


극장가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특정 연령층이면 이거 안보러 가기 힘들테니까. <슬램덩크>가 그만큼 재밌는건 맞지만 이 열기에 묻혀 그냥 지나가긴 아까운 영화가 영화관에 있어 소개하려 한다. <장화신은 고양이: 끝내주는 모험>이다.


<슬램덩크>는 그 시기에 10,20대를 보낸 남성을 중심으로 팬덤이 확고한 영화다. 그래서 특정 관객층에 강력하게 어필한다. 그런데 이 영화는 다르다. 남녀노소 아무나 봐도 아무 허들없이 즐기고 나올 수 있다. 특히 커플에게 강추하지만 혼자봐도 아이데리고서 가족끼리봐도 매우 어울린다. 내가 볼 때도 많은 아이들 손잡고 온 부모관객이 그렇게 많았다. 



믿고 보는 애니메이션의 명가, '드림웍스' 그리고...


믿고보는 애니메이션의 명가가 몇군데 있는데 <토이스토리>로 대표되는 '픽사'가 그렇고 미야자키 하야오의 '지브리'가 그러할 것이다. 그리고 그 리스트엔 '드림웍스'도 분명히 들어간다. 여기 최고작은 누가뭐래도 <슈렉>이지. 그러나 <슈렉>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은 아마도 슈렉이 아닐 것이다.

고양이는 못 참지, 크흠. 그렇다, 얘가 이 영화의 주인공이다.

<슈렉>이 오래된 작인만큼 장화신은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하는 스핀오프작도 예전에 나왔었다. <장화신은 고양이>(2011). 그런데 이거 기대만큼은 영 아니었다. 그런데 속편인 요번작 <장화신은 고양이: 끝내주는 모험>은 달랐다. 뚜렷한 단점을 꼽기 힘들다 해야하나. 



속편이다, 그런데 그냥 보러가도 된다


속편인데, 전작을 봐야되나요? 이건 <슬램덩크>랑 같다고 말하고 싶다. 전작이나 <슈렉>을 알면 더 다가올만한 부분들이 분명히 있다. 그런데 그 비중이 그닥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적다. 필자도 <슈렉> 본지 너무 오래됐다. 하나도 기억이 안난다. 그래도 재밌게 봤다. 그렇다. 전작같은거 전혀 모르고 쌩판 그냥봐도 신나게 볼 수 있다.

속편에 다가가는 허들이라는 차원에서는 마찬가지로 속편인 <아바타2>나 <슬램덩크>보다 훨씬 다가가기 쉽다. <아바타2>는 전작을 모르면 이해안될 배경 투성이고, <슬램덩크>는 원작 만화를 아예 모르고는 도저히 알기힘든 플롯들도 많다만 <장화신은 고양이: 끝내주는 모험>은 아예 그런게 없다봐도 무방하다. 아무런 검색이나 참고없이 '그냥' 보러가면 된다.


물룐 패러디나 오마주 같은게 꽤 나오긴 하는데 이건 드림웍스의 전작들과도 무관히 등장하는게 더 많아서... 드림웍스의 장기는 동화 비틀기인데 보면서 어릴적 봤던 동화 같은게 새록새록 기억날 것이다 



감히, <아바타2>보다 화려한 영상미


이 영화를 추천하는 가장 큰 이유는 화려한 그래픽이다. 아 이걸 진짜 말로 표현하기 힘든데 우리가 3D 애니메이션에서 기대하는 화려한 그래픽효과가 거의 대부분 등장하는 느낌이랄까. 눈호강만으로 추천하는 영화다. 화려한 색감과 스토리 전개의 깔끔함은 <아바타2>보다 더 대단하게 느껴진다. 폭발하고 터지는 여러 역동적인 액션 신과 마치 스크린에 꽃핀거 같은 다채로운 색감은 최근 몇년새 본 영화 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다. 군데군데 거친 붓터치로 채색된 카툰스타일의 작화는 현대미술의 몇몇 부류를 떠올리게 하기도 했다. 좀 더 속되게 얘기하자면 장면 하나하나에 돈을 엄청 들인게 느껴진다.

<아바타2>의 그래픽, 정말 대단하다. 그런데 못지 않게, 아니 내 기준으로는 이 영화가 더 화려하게 다가왔다. 


나는 커다한 스크린에 가중치를 엄청주는 사람인데 이 영화는 정말 거기에 어울리는 영화다.

그래서일까 이 영화가 압도할만한 큰 화면에 색감좋고 밝기도 뛰어난 특별관 등지에서 상영될만하다 싶었는데 애초에 그런 포맷이 아니었을까 아니면 다른 영화에 우선순위에서 밀려서 영화관에서 배정하지 않은 것일까 모르겠다만 다 보고나니 이게 특별관에는 안 걸린게 나는 무척 아쉬울 정도였다. 

내용, 플롯, 해석 그런거 다 필요없고 화면만으로도 이 영화는 제 값을 한다. OTT많지만 그래도 정말 좋은 화면은 영화관에서 보는 맛을 절대 낼 수는 없다. 그래서 난 이 영화를 웬만하면 큰 스크린으로 보시길 강추한다. 눈호강만으로도 후회없을 것이다.



플롯, 이야기, 그리고 '찰진' 캐릭터들


솔직히 말해보자. <아바타2>나 <슬램덩크>나 모두 이야기 자체가 그렇게 깔끔했던가? 물론 잘 만든 영화들 맞다. 그런데 3시간짜리 <아바타2>는 중간에 늘어져 지루하게 느껴지진 않았던가, 아니면 <슬램덩크>의 너무나도 많은 과거회상신이 경기의 긴장감을 이따금씩 끊어놓는다거나 클래식으로 남은 원작만화에 사족을 더한다고만 느끼는 경우는 없었던가. 두 작 다 재밌게 잘만든 영화 맞다. 그런데 아쉬움은 없었느냐 하면 없지않다 말할거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런 호불호 갈릴만한 구석이 전혀 없다. 이 부분도 그래픽만큼이나 인상적이었는데 이야기가 이어지는 흐름과 구성에 아쉬움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관객층에 따른 선호도 차이는 정말 적을거다. 재밌게 깔끔히 떨어지는 이야기 구성이 주는 영화의 쾌감도 다들 알테니까 말이다. 이 영화는 이야기에 정말 군더더기가 없다.


그리고 캐릭터지. 그래, 이건 고양이가 주인공이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예로부터 고양이는 용모로만 인간의 특별한 관심을 끌어온 동물이다. 그런데 그게 영화 주인공으로 나온다. 고양이에 대한 인간의 무조건적 호감을 영화에서도 대놓고 관객에게 어필한다. 필자는 이걸 자막버전으로 봤는데 이게 성우진들의 빼어난 목소리와 결합되니 캐릭터가 정말 '찰지게' 다가온다. 특히 주인공을 맡은 안토니오 반데라스는 정말 요 근래 접해본 최고의 목소리연기였다. 주인공 고양이 그 자체. 그밖에 다른 캐릭터도 흠잡을 데가 없었다. 너무 캐릭터랑 혼연일체라. 나는 가장 이상적인 성우연기란 듣는 사람에게 그 캐릭터 외에는 그 누가 있는지 의식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도 당연히 그 경지에 속한다. 

(극내에서 성우가 굳이 누구인지는 의식될 필요가 없다. 그 목소리가 캐릭터와 이질감있게 별도의 누구로서 의식된다면, 난 성우연기로서는 그게 실패라 생각한다.)



그런데 제목 번역은 왜?


이 영화의 원제는 <Puss in Boots: The Last Wish>이고 이걸 <장화신은 고양이: 끝내주는 모험>이라고 번역을 해놓았는데 나는 이게 좀 의구심이 든다. '마지막 소원'이라는 의미와는 동떨어진 한국어 부제. 영화를 보고나오니 더더욱 부제가 마음에 안든다. 영화 주제나 이야기와 연관성을 생각해보면 'wish'가 들어가줬어야 한다. 다른 쟁쟁한 영화가 많아서 아동층을 노리고 굳이 이렇게 번역해놓았나. 그래, 뭐 '끝내주는'까지는 'last'를 빗대서 할 수 있다쳐도 그럴거면 'wish'라는 의미를 다른 단어로라도 분명히 넣어야 하지 않았을까. 영화의 주제나 이야기에 더 잘 어울리는 제목이려면 그렇다. 



덧붙이며...


이런 여러 '끝내주는' 점에도 이 영화가 <아바타2>나 <슬램덩크>보다 더 흥행할 것처럼 보이진 않는다. 두 작의 이름값에 밀리기도 하고 현재 국내 흥행추이가 그런지라. 그래서 영화관에서 그리 오래 걸려있지 않을 거도 같다. 그래서 혹시 영화관에서 뭘볼지 고민된다면 지금 당장 보러 가시라 말하고 싶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여기서 느낀 화려한 영상미는 스크린에서만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그리고 (필자도 <슬램덩크> 광팬임에도) 이 영화는 추억보정을 빼면 영화작 자체의 완성도로서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보다 분명히 낫다 말하고 싶다. 


끝으로 아직 볼까말까 망설이는 분들에겐 어느 유튜브에 올라와 있던 이 영화의 한 클립을 보여드리며 글을 마무리짓겠다. 필자도 이 신에 반해서 보러갔다. (직접 보러가라는 의미인지 영상에는 몇몇 부분이 생략되어 해당 액션 시퀀스의 전부가 온전히 나오진 않는다만.)

https://youtu.be/Jl2SxFC74m4



+@


쿠키있냐고? 먼가 있긴있는데 엔딩크레딧 끝나고 정말 짤막하게만. 이걸 굳이 있다고 해야되나 싶을정도로 있다. 일어나고 싶은 충동을 참고 끝까지 앉아 있을 필요는 없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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