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2) 한 달 살기 나라를 말레이시아로 정한 이유[속편]
2019년 겨울, 저와 와이프는 결혼과 함께 과감하게 퇴사를 하고 이름도 거창한 세계여행을 떠났더랍니다. TMI지만 기억 정리 겸 갔던 국가를 순서대로 나열해 보면,
브라질 - 아르헨티나 - 칠레 - 볼리비아 - 페루 - 에콰도르 - 콜롬비아 - 쿠바 - 멕시코 - 스페인 - 모로코 - 포르투갈 - 폴란드 - 독일 - 체코 - 슬로바키아 - 헝가리 - 튀르키예 - 이집트 - 키르기스스탄 - 카자흐스탄 - 러시아
약 7개월 동안 22개국을 돌아다니며 인생의 방향도 많이 바뀌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 반드시 다시 나오자! 하고 미래를 계획했지만 현실이란 핑계 앞에 차일피일 미뤄졌고, 그렇지만 포기하지는 않은 덕에 더욱 현실적이고 유지 가능한 '한 달 살기'라는 방법으로 제2차 세계여행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정한 첫 번째 여행 국가는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 룸푸르인데요. 그렇다면 저희가 한 달 살기 국가로 말레이시아를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1. 인터넷 환경
저희는 해외 체류생활을 할 수 있게 노트북과 인터넷만 있으면 영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려 노력했고, 다행히 지금도 일을 하고 돈을 벌면서 말레이시아에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디지털 노매드 분들을 검색해 보면 대부분 프리랜서 웹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등의 일을 하면서 생활하시더라고요. 저희도 마찬가지로 정전이나 불안정한 인터넷(와이파이) 등을 우선으로 고려했는데, 말레이시아는 전 세계에서 자연재해가 가장 적은 국가 중 하나이기도 하고 쿠알라룸푸르, 페낭, 조호바루와 같은 대도시는 이미 거주하고 계신 한국분들도 많은 만큼 믿고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2. 물가
위에 말씀드린 7개월 간의 장기여행에서뿐만 아니라, 일 년에 두, 세 번 정도는 꾸준히 해외여행을 나온 것 같은데 그때마다 돈과 여행의 상관관계에 대해 자주 고민했던 것 같아요.
밥 한 끼, 커피 한 잔 사 먹는데 걱정이 앞서고 손이 떨리면 아무리 자연경관이나 건축물이 아름답고 웅장해도 행복감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그렇다고 과감히 쓰면서 편하게 다니면 마냥 좋냐? 꼭 그렇지도 않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는 어느 정도 중재하여 한 달에 200만 원으로 살아보자는 기준을 정하고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빅맥 지수, 스타벅스 지수 등으로 비교해 보면 말레이시아가 한국에 비해 아주 물가가 저렴한 건 아니지만 직접 장을 봐서 음식을 해 먹고 외식은 현지식당 위주로 다니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몸소 입증되고 있습니다.
오히려 외국 나와서 프랜차이즈, 한식 찾아먹는 것보다 현지식 이것저것 먹어보고 현지 가게 찾아다니는 게 저희의 라이프스타일에도 잘 맞아서 더 열심히 찾아다니며 경험하고 있습니다.^^
3. 언어
저희가 영어를 계속 공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듣고 말하는 게 유창하지 못해서 영어권 국가에서 더 부딪치면서 배워가고 싶은 마음이 있고요. 한편으론 그나마 기본적인 회화라도 되는 언어가 영어라서 그 점도 말레이시아를 선택하는데 어느 정도 작용을 했습니다. 동남아시아 국가 분들이 영어를 자유롭게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발음 같은 게 좀 익숙지 않아서 알아듣기가 힘든 건 있지만 그래도 아랍어, 스페인어, 일본어 등 현지 언어만 써진 로컬 가게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의 그 막막함을 생각하면, 곳곳에 영어가 있고 영어로 소통이 되는 말레이시아는 천국에 가깝습니다 :)
4. 희소성
마지막으로 이건 아주 주관적이고 상대적인 기준인데 저희가 말레이시아를 한 번도 안 와봤습니다. 필리핀, 태국, 베트남은 최소 두 번씩은 와봤는데 어째서인지 말레이시아는 가본 적이 없더라고요ㅎㅎㅎ 그래서 말레이시아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아메리카, 아프리카 대륙 같은 곳에 비하면 말레이시아는 실제 거리도, 마음의 거리도 가깝지만 그렇다고 긴장과 걱정이 앞서지 않는 것은 아니더라고요. 일을 해야 하다 보니 변수가 생기는 것에 대해 더 민감해지는 것 같아요.
과연 우리의 말레이시아 생활은 어떨지, 무탈하게 잘 지낼 수 있을지, 그리고 말레이시아는 우리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게 될지 함께 지켜봐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