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를 시작하다(3)
내가 예술가라는 것은 사실이지만 예술을 실현하는 과정을 보면 나도 역시 하나의 육체노동자입니다.
(첼리스트 카잘스, 나의 기쁨과 슬픔 中)
카잘스는 자신을 육체노동자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긴 육아기간 동안 내버려두었던 블로그에 하나씩 하나씩 글을 올리면서 다시금 글쓰기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차곡 차곡 하나씩 서평을 쓰기만 하다가 본격적으로 뭔가 쓰고자 하는 열망을 느껴서..
지금까지 읽었던 책을 써두었던 노트들이 많아지고 쌓여가던 차에 송숙희님의 책을 보면서 글을 쓰실 때 자신이 글을 쓰실 때 네이버 카페를 이용해서
아카이빙을 하신다는 부분을 읽은 적이 있다. 아.. 이거구나 였다.
그래서 작년 12월 네이버 비공개 카페를 만들고 지금까지 읽었던 독서 노트를 아카이빙화하고 있다. 느끼는 점은 읽은 것을 카페에 올리는 과정이 정말 육체노동이구나 하는 점이다. 글을 쓰거나 책을 읽은 내용을 디지털화시킬 때도 이것은 한 자리에 앉아서 화면을 보고 손을 움직이는 이 과정이 없이는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책을 읽을 때에도 노트에 마음에 드는 구절을 옮겨 적거나, 그 구절을 되새기면서 소리내어 하는 과정은 몸을 움직이지 않고서는 되는 일이 아니다.
음악의 거장 카잘스도 예술을 실현하는 과정을 이야기할 때 '육체 노동'이라는 것을 쓴 이면에는
우리가 쉽게 놓치기 쉬운 '육체 노동'에 관한 우리의 편견을 깨고자 함일 것이다.
첼리스트 카잘스가 정말 위대한 음악가로 등극할 수 있었던 이러한 겸손함일 것이다.
지난 생일 (1969년 12월 29일)에 나는 아흔 세 살이 되었어요. 그렇지만 나이란 상대적인 문제잖아요. 만약 여러분이 계속 일을 하면서 주변 세계의 아름다움을 계속 느낄 수 있다면 나이를 먹는다는 게 반드시 늙는다는 뜻만은 아니라는 걸 여러분도 잘 알게 될 겁니다. 적어도 일상적인 의미에서는 그래요.
나는 여러가지 일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더 강렬하게 감동하고 삶은 갈수록 더 근사해지니까요.
(첼리스트 카잘스, 나의 기쁨과 슬픔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