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쓸 테니
쓰는 사람들이 있다. 누군가는 글을 쓰고 곡을 쓰고 다른 누군가는 마음을 쓴다. 또 우리는 매일 저마다의 사정에 따라 돈을 쓰고 여러 이유에 따른 소모품들을 쓴다. 무엇이든 쓴다는 것은 증명하는 일이 아닐까. 나는 어떤 생각과 취향을 가지고 있다고. “당신에게 나는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나는 이런 삶을 살고 있어요.”라는 메시지의 행위. 수많은 씀 가운데에서도 글을 쓰는 일은 보다 구체적이고 직관적인 증명이다. 말 그대로 그의 가치관과 삶의 방식과 태도가 고스란히 남겨지는 것.
오늘은 아주 오랜만에 쓰는 사람들이 모인 날. 기나긴 대화는 늘 그랬듯이 “내가 품었던 것들을 진득하니 바라봐줄 시선이 필요해.”라는 단 하나의 결론으로 귀결된다. 마음을 쏟아 쓰는 일, 그 마음을 두 손으로 바쳐 읽어줄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이 언제나 다정하고 깊은 애정만이 남는 것은 아니라는 걸 우리는 안다. 그럼에도 우리는 말한다. “그래도 잘 읽었다고. 덕분에 무언가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면 기뻐. 그래서 계속 쓰는 거야.” 때때로 깊은 고민 아닌 수렁에 발이 빠지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쓰는 삶을 포기할 수 없음을 안다. 마음을 쓰고 시간을 쓰며 문장을 쓰는 삶, 나는 그 삶을 위해 나를 쓸 테니 당신은 그저 읽어만 주기를. 하루의 시작과 끝에 남겨지는 기도는 변함이 없다.
당신의 인디, 가랑비 (출간 작가)
@garangbimaker 매일 한 문단을 씁니다.
*현재 가랑비 딥토킹에세이 <쓰담> 클래스 3기 춘삼월반 모집이 오픈됐습니다. (링크 참고)
https://m.blog.naver.com/imyourgarang/221469009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