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일, 무경계에서

요즘의 내게 필요했던 이야기

by 가랑비메이커
우연히 건네준 텍스트 카드가 오늘의 내게 쑥 들어왔다.


우연히 시간이 맞아, 제작자들을 만났다. 기획을 주로 하고 혹은 드로잉북을 제작하는 (나와는) 조금은 다른 색을 가지고 각자의 작업을 이어가는 사람들. 가볍게 만나서 근황이나 묻고 얘기를 나눈다는 게 결국 또 진지해지고 말았다. 하는 일이 뚜렷한 구분 없이 삶과 맞닿아 있다 보니,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다가도 결국에는 일. 삶-일-삶, 무경계의 대화를 이어가며 밥보다 비싼 커피, 혹은 커피보다 싼 밥을 먹었다.


호로록 잔을 비워내는 건 순간이었는데 알알이 굴러다니는 밥을 씹는 건 오래 걸렸다. 클래식이 흘러나오는 카페에 앉아 나누던 대화보다는, 화장실을 한 번 찾으려고 하는데만 수번을 왔다 갔다 해야만 했던 작은 밥집에서의 대화의 분위기가 한결 가벼웠다. 그리고 진중했다. 후한 양의 접시는 모두 비워내지는 못했지만 허기를 채우고서 또 각자의 삶의 전선으로 돌아가는 우리는 주먹을 꼭 쥔 채 맞닿은 사진을 하나 남겼다. 그마저도 애매한 각도, 흔들려 흐릿한 엉망인 사진이었지만 그런대로 생동감이 있었다. 매일을 모니터 앞에서, 나 자신과 시름하는 우리가 서로에게 무심하게 던져놓는 말들은 그렇다. 건강하자, 그리고 더 많이 벌자. (ㅎㅎ)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내가 소중하다는 걸 잊지 말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