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는 취향을 타고

멈춘 자리에서 흘러가는 것들

by 가랑비메이커


2월의 마지막 날, 속초로 떠났다. 가장 짧은 달이 내게는 너무도 깊고 긴 한 달이었고 쉼 없이 달려온 내게 쉼을 쥐어주고 싶어서. 공휴일을 앞두고서 다들 비슷한 생각을 했는지 생각보다 차가 많이 막혔다. 때문에 평소보다 더 긴 시간을 차 안에서 보냈다. 질금질금 기어가는 수준으로 나아가다 보니 약간 멀미가 오긴 했지만, 대화 가운데 흘러나오는 취향 덕분에 조금도 지루하지 않았다. 아니, 참으로 다정한 시간이었다. 흘러나오는 노래를 들으며 뮤지션에 대해, 노랫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별안간 그 분위기와 절절한 목소리에 몰입해 눈물을 쏟기도 했다. 서로 마주하지는 못해도 같은 곳을 보며, 서로의 얼굴이 조금씩 어둠 속에 갇히고 두 눈은 더욱 반짝이는 걸 보며 나누는 대화가 있어서 막혀 있던 도로는 우리만의 극장으로 변해있었다. 긴 러닝타임 끝에, 새로운 여정을 찾아 자리를 털고 일어서면서도 그 긴 시간이 조금도 아깝거나 부족하게 느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