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초대한다는 것
언젠가 그런 노랫말을 들어본 적이 있다. “집 전화번호를 준다는 것은 내 전부를 주었다는 것.” 그렇다면 몇 개의 숫자가 아닌, 삶의 온도와 향기가 가득한 공간으로 초대한다는 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대전이라는 곳에 다녀온 건 이번을 포함해 두 번이었다. 모두 같은 이의 초대로부터 시작된 여정이었다. 늘 서울에서, 많은 사람들이 드나든 자리에서 만났던 우리가 단 하나의 삶이 오롯이 흘러가는 곳에서 만나는 일은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일이었다. 신발을 벗고 조금은 쑥스럽고 귀여운 맨발을 보이는 일. (먼 곳에서 왔기에 늘 1박을 하고 간 내게) 편안한 옷가지를 내어받는 일, 탁탁 - 보글보글. 하나의 식사가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을 듣고 맡는 일이며 작은 식탁을 사이에 두고서 아주 천천히 음식을 씹고 긴 대화를 이어가는 일이었다. 구석구석 자신의 색이 베인 공간을 기꺼이 내어주는 일이 내게는 익숙하지 않기에, 언제나 한결같은 모습으로 등을 보이며 분주히 자신의 삶의 일부를 내어주는 이에게서는 단순 고마움뿐만이 아닌 여러 감정을 느끼곤 한다. 어제와 오늘도 마찬가지인 여정이었다. 조금은 익숙하지만 여전히 어색하기도 한 타인의 공간에서의 하루. 그럼에도 더욱 분명해진 것이 있다. 삶의 자리에 초대되어 방금 만들어진 건강한 끼니를 대접받고 정성스럽게 펼쳐준 새 침구 위에 누워 나누는 새벽의 대화는, 그 어느 여행보다도 깊은 위로가 되어준다는 것. 언젠가는 나 역시 이들에게 내 삶의 일부를 기꺼이 내어주는 하루를 선물할 수 있기를, 바라며 시외버스에 올랐다.
*3/12-21까지 개인적인 업무로 인해 멈췄던 <하루 한 문단> 다시 열심히 이어갑니다.
현재 텀블벅 펀딩 중
https://www.tumblbug.com/sentenceandscene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