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외출을 하지 않았다
오전 11시. 4시간을 자고 일어났다. 늦은 새벽, 조금 붉어졌던 눈꼬리는 오늘 아침 툭 붉어져 있었다. 다래끼였다. 이틀간 외출을 하지 않았다. 수업과 수업, 그리고 마감을 앞둔 작업 때문이었다. 부쩍 바빠진 언니는 어젯밤 내게 신신당부를 하였다. “네 발밑에 떨어진 새우깡. 그거 이틀째야. 내일은 꼭 주워다 버려.” 매일 청소기를 돌리고 환기를 시켜야 한다고 하던 내가 말라비틀어진 새우깡을 48시간(추정)이 돼서야 줍는다. 허리를 굽히니 다래끼 난 왼쪽 눈은 더욱 뜨거워진다.
요즘의 내 삶이란, 아니ㅡ 긴 시간 지속해온 내 삶이란 이렇다. 말라비틀어진 새우깡을 주우며 시작하는 늦은 아침. 게으르다 할 수 없다. 이른 새벽에도 내 마우스는 잘도 움직였으니. 무릎 나온 면바지를 입으며 집안을 어슬렁거렸어도 내일이면 다시금 말끔한 옷차림으로 수업을 나설 거다. 그리곤 분명한 눈빛과 밝은 목소리로 새로운 이야기를 이어나갈 것이다. 그것이 내게 허락된 재미난 삶이다.
당신의 인디, 가랑비 @garangbimaker
/매일 한 문단을 남깁니다.
<지금, 여기를 놓친 채 그때, 거기를 말한들>
<언젠가 머물렀고 어느 틈에 놓쳐버린>
<숱한 사람들 속을 헤집고 나왔어도>
<고요한 세계에 독백을 남길 때>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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