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라는 변명에 대하여
일곱 번 넘어지기도 전에 여덟 번 일어서겠다던
어린 날의 다짐은 어설픈 흔적만이 남아서
넘어진 자리에서 나름의 합리를 찾고
앞서 걷는 이들에게 보냈던 존경의 시선은
어느새 타오르는 시기에 사그라져버리고
곁에 있는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던
두 손은 굳은 팔짱을 풀 줄 모르고
누군가의 불행 앞에서 함께 울다가도
돌아서서 자기 위안을 찾게 되는
나는 지금, 어른이라는 이름으로
비겁한 나이를 지나고 있다.
조금 외로운 당신에게 건네는 이야기
가랑비메이커 장면집
<언젠가 머물렀고 어느 틈에 놓쳐버린>
39p. 비겁한 나이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6298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