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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랑비메이커 Mar 30. 2018

저는 혼자 쓰고 혼자 제작하는 독립출판 작가입니다.

당신께 꺼내 보이고 싶었던 나의 나날들


[가랑비메이커 작업일지] 당신에게 내 페이지가 닿기까지 열 한 번째 이야기

독립출판, 당신에게 꺼내보이고 싶었던 나날들

*당신에게 가랑비의 페이지가 닿기까지의 이야기



저는 혼자 쓰고 혼자 제작하는 

독립출판 작가입니다


3월 17일 신간,  단상집 2 <숱한 사람들 속을 헤집고 나왔어도> 



시인이 되고 싶었던 여고생을 지나서 시학회에 있으며 글은 내 것이 아닌 것 같아 눈물을 훔쳤던 대학시절을 지나서 저는 작가가 되었습니다. 문학계에서 인정하는 등단 시스템을 통한 것도, 이름만 하면 알 법한 출판사를 통해 책을 펴낸 것도 아니었어요. 


허공에 흩어질 말들보다는 작은 종이 위가 편안했던 시간들 속에서 매일 빠짐없이 썼던 문장들. 그 문장들이 이른 모를 이들의 시선 안에 담겼고 그렇게 시작되었어요. 책을 낸다는 것이 평생의 막연한 소망이었던 제가 이제 3권의 책을 펴낸 3집 작가가 된 거죠. 어떻게 그럴 수 있었지? 싶을 물음들에 대한 답을 천천히 이어갈게요.




혼자 끝을 내고 

함께 시작하는 일


3/21 독립출판 팟캐스트 <스몰포켓>을 녹음했어요.



활동하던 공간에서 열심히 글을 읽어주던 분의 권유로 독립출판이라는 세계에 말을 떼기 시작했어요. 2015년, 이제는 3번의 해가 바뀌었네요. 2015년의 늦가을. 처음 책을 안아 들던 날, 늦은 새벽 아무도 모르게 책상 앞에서 "가랑비메이커가, 애라에게 (본인)"라는 문장을 새겨 넣으며 눈물 콧물 흘려대던 게 아직도 생생한데 말이에요.


국문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훌륭한 시인들과 작가들을 보며 성장했고 날카로운 지적들을 받으며 움츠러들었던 저였기에 사실 처음부터 독립출판, 이라는 세계가 만족스럽고 사랑스러웠던 것은 아니었어요. 대형서점에 어렵지 않게 닿을 수 있는 책이었으면, 조금 더 많이 널리 내 책을 알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야 여전하고요.


그럼에도 벌써 3년. 독립출판은 제게 얼마나 큰 의미가 되었는지 모르겠어요. 지망하던 직업군이 이제는 현직 전업 프리랜서 작가가 되었고 아무도 모르게 새겨두었던 열일곱의 "가랑비 메이커"는 이제 어느덧 10년째 새겨두는 신념을 넘어선 3년 (햇수로 4년) 차 필명이 되었어요. 그 사이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죠. 



독립출판 작가 인터뷰 Youtube <책임감> 가랑비메이커 편



신간까지, 3권의 책을 펴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는지. 원고를 쓰는 일에서 끝이 나는 것이 아닌, 그때부터 시작되는 제작과 유통의 과정에서 어리숙했던 내게 얼마나 자주 울고 웃어야 했는지는 모두가 몰라도 좋아요.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나를 조금 더 넓은 세계로 깊은 마음으로 데려가 주었다는 거죠.  


가랑비메이커, 라는 이 오래된 이름이 다른 누군가들에게 불려지고 검색창에 자동 검색이 되고 (이게 가장 신기하고 좋았어요.) 책에 대한 리뷰나 물음이 누군가로부터 시작되고 그 시작으로 다양한 북토크나 강연, 청탁 제의가 들어오게 되었어요. 독립출판 제작자는 혼자 쓰고 혼자 끝을 낸다고 생각했는데 지나 보니 혼자 낸 끝으로 다시 함께 시작하는 거였어요.  




당신께 꺼내고 싶었던

나의 그림자 진 나날들




그중에서도 가장 감사했던 건, 인터뷰였어요. 책 (<우리,독립출판> 북노마드)과 인터넷 매체, 유튜브, 팟캐스트 등을 통해서 간절히 하고 싶었으나 묻는이, 듣는 이 없어 삼켜야만 했던 시간들에 대해 털어놓을 수 있었거든요. 그런 시간들이 있을 때마다 돌아오는 길은 늘 곱씹는 시간이 되어요. 혹여나 더하거나 덜하지는 않았는지, 내가 나를 속이지는 않았는지. 


가장 최근에는 (바로 일주일 전이었던 23일 금요일에 릴리즈 된) 독립출판 업계 종사자들 (작가, 제작자, 책방 사장) 대상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팟캐스트 <스몰 포켓> 녹음을 마치고 돌아왔어요. 스토리지북앤필름 (10주년을 맞는 독립 책방) 사장님과 태재 작가님(독립출판으로 왕성한 활동을 이어왔고 현재 기성 출판으로도 책을 출간한)의 질문들에 이야기를 이으며 열일곱에 첫 독립출판물의 한 페이지를 갖게 된 이야기와 작업 방식과 작가로서의 삶에 대해 나눌 수 있어요.





그게 겨우 일주일밖에 안 됐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많은 생각들이 흐르고 지났어요. 앞으로 더욱 진지하고 겸손한 태도로 성실히 내 작업을 이어 가야 함은 당연하고 새로운 일들에 대한 기획을 시작하게 됐어요. 현재 <문장과 장면들>이라는 개인적인 작업공간 이름을 갖고 있는데 그 이름을 올해엔 조금 더 진지하게 바라보고 싶어 졌고 책과 함께 다양한 장면들이 될 소품들도 기획하고 싶어 졌고 그것들을 통해 (작가로 살며 이루고 싶었던) 돌아봐야 할 사람들에게 손길을 나누고 싶단 꿈을 꾸게 됐어요.


늘 그런 생각을 해요. <황홀한 빈손으로 조금만 더>라는 수식어처럼 나 역시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사람이었고 여전히 부족하지만 누구도 의지하지 않고도 제 걸음만 떼고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그런 메시지를 조금 더 신뢰 있는 모습으로 보여주고 싶다고요. 


저는 가랑비메이커. 3권의 책을 썼고 브런치를 통해 일상의 에세이와 영화 칼럼을 쓰는, 독립적 작가입니다. 그러나 언제나 믿어요. 책을 쓰는 일은 철저히 혼자이나, 그 이후의 삶은 많은 이들과 함께라는 것을요.



http://www.podbbang.com/ch/11972 (가랑비편, 스몰포켓)

https://www.youtube.com/watch?v=M7gdV_Apk0g&feature=youtu.be (가랑비편, 책임감)









<지금, 여기를 놓친 채 그때, 거기를 말한 들>, <언젠가 머물렀고 어느 틈에 놓쳐버린>, <숱한 사람들 속을 헤집고 나왔어도>는 인스타그램 해시태그와 블로그를 통해 구매 및 리뷰를 볼 수 있습니다.


가랑비메이커 인스타그램 @garangbimaker

문장과 장면들 인스타그램 @sentenceandscenes

문장과 장면들 블로그 (공식 / 일상) https://imyourgarang.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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