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옷을 입은 여인의 시선은 땅을 향해 있다. 체크무늬 옷의 밝은 표정을 한 친구의 위로에도 불구하고 검은 옷을 입은 여인의 표정은 어둡고, 치맛단을 부여잡은 왼손에는 긴장감이 서려 있다. 무겁고 어두운 외투는 그녀가 아직 겨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반증이며 동시에 그녀에게는 옆의 친구에게 위로받을 만한 어려운 일, 상실감, 혹은 실연의 아픔이 있음이 분명하다. 반면 검은 옷의 여인의 허리춤을 감싸주고 있는 여인이 들고 있는 하얀 리본 장식의 모자는 만개한 봄의 꽃에 다름 아니다. 검버섯이 피고 밑동이 썩어가는 고목에도 목련 같은 희고 탐스런 꽃이 가득하고 집의 현관 앞에는 벚꽃이 가득한 나무가 봄의 중심에 서 있다. 땅에는 키 낮은 노란 꽃들과 어린 나무들의 연초록 생기발랄은 봄의 중심에서 벗어난 검은 여인을 위로하는 자연의 언어이며 동시에 모자를 든 여인이 검은 옷의 여인에게 해주는 따뜻한 위로의 말에 다름 아니다.
* Laurits Andersen Ring : 덴마크 상징주의 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