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리에트 바케르
작은 농부의 실내 입니다. 보잘 것 없는 가재도구들만 있는 방입니다.
텅 빈 식탁에 햇살만 한 가득이군요.
먼 곳에서, 창 밖은 다만 환하기만 하고
두 인물의 내면은 창의 빛과는 무관하게 차갑게 느껴집니다.
그림을 확대해보면 오른편 여인의 손에는 먹다 남은 빵 한덩이가 쥐어져 있습니다.
두 여인의 늦은 점심일까요. 아니면 일터로 나가기 직전의 아침 식사일까요.
빵을 든 여인의 맞은편 여인은 나이가 더 들어보이고 차분하게
빵을 든 여인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듯 합니다.
실내는 풍부한 햇살과 마른빵 냄새. 그리고 오래된 나무 식탁에 벤 음식 냄새 같은 것이 풍기겠지요.
그림 속 두 여인의 살림 살이도 궁하지만, 그림의 형식도 참으로 궁해보입니다.
윤곽은 흐리고 질감은 거칠고 사물들은 노역하는 여인의 몸처럼 지쳐보입니다.
다만 창으로부터 노르웨이의 햇살이 축복처럼 환합니다.
나날이 저 햇살의 축복은 가난한 농부의 실내를 밝히고
손에든 빵을 위해 밀밭을 무르익게 하고
가구들을 더 단단하게 하고 우리의 시선을 겸손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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