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창가에 앉아 사물을 바라보며 기도하듯 중얼거렸지
일요일이면 수도원의 그레고리안 성가 들으러 가는 버스창과
학교를 마치고 돌아오는 해질녘의 풍경을 보며
나무와 풀, 길과 집들. 사람과 거리 모두가 내 기도의 묘사가 되었지
세월이 지난 후에도 선명하게 그 날들 햇살의 질감과 이마의 열기, 눈부심.
의자의 덜컹거림, 창의 먼지, 버스 안의 냄새,모든게 선명해.
아마도 나는 기도할려고 태어났나봐
기도형식으로 글쓰고. 기도형식으로 산책을 하고
기도형식으로 너를 만나고 기도형식으로 너를 그리워하고
기도형식으로 절망하고 기도형식으로 침묵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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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딜롱 르동의 그림 제목은 절망이라 되었있지만
나는 애도 라고 부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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