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뤼미나시옹 Feb 14. 2020

사랑아



사랑아/ 그림모든


사랑아, 넌 언제 휘발유 끼얹고 불 댕길 거니

언제 안나 카레니나의 기차에서 뛰어내리는 거니

언제 지바고의 얼음궁전에서 들어가 얼어버릴래

동사는 취생몽사의 결기마저 용납 않음이니

동전에 긁히는 즉석복권처럼 언제 내게 당첨될래

첫사랑은 맨 나중 사랑을 갉아먹고 맨 나중

사랑은 첫사랑을 고발했으니

기소유예의 기울기는 어느 쪽이어야 하니 

사랑아, 언제 다족류로 내게 스멀스멀 다가와 경악을 줄래

언제 우리 카프카의 성에서 서로의 가슴팍에 손톱 바꿔 넣고 

기갈 들린 듯 파먹을까

흑에는 백으로 응답하는 상식선의 사랑아

언제 흑에는 흑으로 몸을 주고 백에는 백의 결함으로 히스테리를 줄 수 있을까

너의 지리멸렬은 험담 같은 뒷고기 집 연탄불 위에서 회자되겠으나

얻어맞아 쾌감을 일으키는 마조히즘 같은 변주를 네게서 흡입할 날 있을까

사랑아, 품었지만

천하에 써먹을 때 없는 사랑아

작가의 이전글 노래를 얻으려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