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그림읽기

베르메르: 우유를 따르는 여인

by 일뤼미나시옹



우유를 따른다. 그 외에 아무것도 움직임이 없다. 여인의 집중. 격자무늬 창에서 쏟아지는 빛이 그녀의 얼굴과 회칠한 실내의 벽을 환하게 밝힌다. 자세히 보면 페르메르는 수많은 점을 찍어 물체의 표면에 빛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드러냈다. 오래되어 금이 간 그림 속에는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듯하다.

깨어진 유리창으로 들어오는 보다 섬세한 빛의 묘사와 벽에 박힌 못을 뺀 자국. 거친 질감의 빵과 부드러운 우유의 색감. 식탁 아래로 흘러내리는 검푸른 식탁보와 집안의 일을 도맡아 치르는 하녀의 잔근육의 팔에까지 섬세한 묘사를 보여주는 과거의 풍미가 느껴지는 색감의 맛은 현대화의 색조와는 깊이의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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