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들은 우리가 선언하는 그 순간부터 스피노자를 파문하고 이스라엘 백성 안에서 축출하기로 결정했다. 천사들의 결의와 성인들의 판단에 따라 신과 신성한 공동체의 승인을 받아 631개의 계명이 쓰여 있는 이 신성한 두루마리 앞에서, 우리는 바뤼흐 스피노자를 파문하고 저주하고 비난하며 제명하고 추방한다.
여호수아가 여리고성을 저주해 무너뜨린 그 저주와 엘리사가 소년들을 저주한 그 저주를 받고(곰 두 마리가 나타나 엘리사를 조롱한 아이들을 찢어죽인 사건을 말한다) 율법서에 쓰인 그 모든 저주를 받으라. 낮에 저주받을 것이며 밤에 저주받을 것이다. 잠잘 때 저주받고 일어날 때 저주받으리라. 이 책에 적힌 모든 저주가 그에게 덮쳐지리라.
하나님께서 그의 이름을 하늘 아래에서 지울 것이오며 율법서에 쓰인 모든 저주로 하나님이 이스라엘의 모든 부족과 사람들을 악에 빠진 그로부터 떼어놓으리로다. 주여 그에게 파멸을 내리소서. 어느 누구도 그와 대화하지 말 것이며 어느 누구도 그와 글로써 교제하지 말 것이며 그에게 친절해서도 안 되며 그와 한 지붕 아래 머물러서도 안 되며 그의 가까이에 가서도 안 되며(거리까지 명시했는데 3큐빅, 대략 1미터다) 그가 쓴 책을 읽어서도 안 되느니라...”
스무 넷의 청년이 야훼를 부정했다는 이유로 파문을 당한 글이다.
그후의 삶은, 추방 당한 후 간신히 그를 도와 준 은인의 집
다락방에서 안경 알을 깎으면서 살았다.
그는 결혼도 사랑도 여행도 없었다. 오로지 추방당한 자로써
안경 알을 깎은 수입의 거의 대부분을 책을 사서 읽으면서
인류사에 길이 남은 철학서를 지필했다.
스피노자는 마흔 넷에 펴결핵으로 죽었다.
죽기전에 그의 저서를 친구들이 집필하기를 권하였지만. 그는 파문 당한 자로써의
입장에서 거부 했으며, 하이델베르그의 교수직도 거절했다.
온유한 자로써 은둔자이며 파문당한 자로써 철학자로써 조용한 독서가인 스피노자를
경외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