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거스 맥이완
낡은 것들에게서
진부함을 넘어서는 것을 배우려 한다.
화려함의 쾌활함을 미워하는 게 아니라
낡고 낡은 것들에게서
넘쳐나는 미학의 광휘를 만나는 것.
오로지 그렇게만 볼 수 없고
오로지 그렇게만 살 수는 없지만
생활에 방편에서
엇나가는 듯이 낡고 낡은
스웨터나 가죽 가방 청바지 혹은 만년필이나
자기만의 댄디즘을 드러내는 사물
하나
그림에서
의자에 걸쳐진 낡은 외투는
옷의 주인의 삶을 온전히 드러낸다
곤혹한 낮잠을 자고 있는가
짙은 홍차를 마시는 중인가
창의 햇살이 비쳐주는 낡은 옷이
드러내는 생의 미학은
지쳐고 낡았고 후줄근하고 기웃하다
Angus McEwan :
1963년 스코틀랜드 던디 출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