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그림읽기

가브리엘 오로즈코: 무제

by 일뤼미나시옹


내면의 무명으로 인해서 보이는 이 현상은

내게 보이고 생각되는 것으로만 보일 뿐

내가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내가 믿고 싶은 만큼 믿기에

진실로 들여다 보고 실체를 찾아보면 그 무엇도

그 실체가 있지 않아.


내가 누구냐는 물음에 답해 본다면

나는 여섯 가지 물질로 된 몸

여섯 가지 물질이라는 것도 그 속성을 들여다보면

결코 그 무엇 하나의 실체도 드러나지 않기에

그러면 나는 내가 아닌 것들의 인연으로 만들어진

실체가 없는 상태이다.


밝았으나, 어두웠고ㅡ 쾌와 희의 현상이었으나

마음을 어지럽힌 환상이었다.


환상이여, 환락이여, 환각이여. 이 환이란

어느 봄날의 벚꽃 나무 아래 아이들이

실로폰을 띵땅 띵땅 쳤던 순간처럼

幻했다.


나의 밤과 너의 밤이 각자의 밤이지만

우리의 밤은 띵땅 띵땅 환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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