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그림읽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뤼미나시옹 Jun 28. 2020

The Bathroom

모리스 로브레 


사춘기 소녀는, 방의 섬세한 분위기를 요약하고 일시적인 경험으로서의 과도한 인간 삶의 정신을 나타낸다. 그림에서 방을 나가려는 소녀는 인상주의 그림에서와 같이 광학적인 경험을 우리에게 제공한다. 그 경험은 사춘기 영혼의 진동이기도 하다. 방의 한쪽에서 문이 열리고 빛이 방안의 어둠이 숨겨 놓은 보물 같은 사물들을 비춘다. 짧은 순간이지만 빛에 의해 점차적으로 드러나는 사물들은 그림자놀이처럼 드러난다. 그것은 화가의 시선이기도 하지만, 사물의 실체가 빛에 의해 짧게 드러내는 순간과 사춘기 소녀는 모호한 표정과 일치하는 바가 있다. 그리고 소녀는 고개를 돌려 모호한 시선으로 감상자를 바라본다. 그것은 단지 순간이지만, 심리적으로 세계를 향한 모호한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곧 소녀는 방을 나가고, 문을 닫고, 모든 것이 어둠 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

Maurice Lobre - The Bathroom of Jacques-Émile Blanche [1888]



매거진의 이전글 풍경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