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그림읽기

안셀름 키퍼

Anselm Kiefer

by 일뤼미나시옹


Pour Paul Celan : Epis de la nuit



밤으로 삐죽거리는

-파울 첼란


밤으로 삐죽거리는

꽃들의 입술,

서로 얽혀 있는

가문비나무 줄기,

말라 잿빛인 이끼, 흔들리는 돌,

끝없는 날개짓을 위하여 깨어있는

얼음산 위의 까마귀들


여기가

우리가 다달아 멈처 선 곳.


그들은 그 시간의 이름을 부르지 않으리라.

송이를 헤아리지 않으리라.

방파제로 달려오는 물살을 쫓지 않으리라.


그들은 세계 속에 따로 따로 서 있다.

각자 자기들의 밤 곁에,

각자 가기들의 죽음 곁에,

무뚝뚝하게, 맨머리로,

모든 가까운 것과 먼 것으로 서리 덮여 허옇게.


그들은 태초부터 이어져 온 죄에서 벗어난다,

여름같이, 부당하게 존재하는

어느 말을 통하여 죄에서 벗어난다.


너는 안다. 말 하나에 -

주검 하나.


그것을 씻게 하라,

그것에 빗질하게 하라,

우리가 그 눈을

하늘 향하게 하라.


** 파울 첼란 : 루마니아 출생의 독일어 시인


1942년 첼란의 가족은 강제 수용소게 끌려간다. 부모가 거기서 죽임을 당하고 첼란은 도망쳐 나온다. 그가 수용소에서 어떻게 도망쳤는지 첼란 자신의 말을 듣고 쓴 요코스트라의 다음 글에서 알 수 있다.


파울 첼란이 죽느냐 사느나를 결정해야할 그 아침이 왔다. 유태인들은 두 편으로 나뉘어 점호를 부르는 곳에 서 있었다. 사람이 많은 쪽은 가스실로 갈 유태인이고, 사람이 적은 다른 쪽은 바깥으로 내보내질 것이었다. 당시 유태인은 트럭과 교환될 수 있었다. 첼란은 그렇게 믿고 있었다.(.....)보초가 서 있는 사람들을 세느라고 정신이 없을 때, 첼란은 순간 가스실로 결정된 무리들 속에서 나와 밖에 팔려나갈 무리들 속으로 돵쳤다. 이제 죽음에 바쳐질 사람들 중의 하나가 모자라게 된 것이다. 이송 책임자가 와서 명단과 서 있는 사람 수를 대조 하더니 세는 의식을 다시하게 시켰다. 다시 숫자가 맞지 않자, 그는 간단히 밖에 나가기로 되어있는 쪽에서 가장 앞 줄에 선 한 남자에게 손짓하였다. 이 운 없는 사람이 이제 첼란을 대신하여 가스실로 가야 했다. 첼란은 밖으로 나왔다.




그가 다룬 주제는 고대로부터 나치 통치까지의 독일과 유태인의 역사를 담은 것으로 강한 반향을 일으켰다. 그는 독일의 산화와 지도자를 싱징적 소재로 삼았으며 문학이나 구약성경에서 주제를 취하기도 하였다. 또한 연금술과 카발라(유대교신비주의), 그 밖의 다양한 상징체계 그리고 20세기 독일 문화의 가장 뜨거운 화두 중 하나였던 바그너의 오페라 등이 창작의 원천이 되었다. 원색을 구사하는 다른 신표현주의 화가들과 달리 검은색과 갈색 등을 주조색으로 채택했으며, 그림은 절제와 참회의 느낌이 강하게 드러난다. 그의 작품 속에는 황량한 겨울 풍경과 신고전주의적 건축물의 웅장한 실내공간이 마치 기념비적이면서 동시에 폐허의 모습으로 묘사되었다. 그는 모래와 짚 외에도 아크릴 물감, 유리, 도자기 조각, 납, 기타 금속 재료들을 사용하여 캔버스의 물리적 실재감을 상기시키고 작품에 은유적이며 연금술적인 의미를 부여하였다. 적품의 주제와 거대한 회폭의 규모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에서 영웅적인 이미를 찾아볼 수는 없다. 대신 개인적이면서도 어둡고 시적인 암물함이 짙게 깔려 있다. 작품 속에서 대지는 역사의 상처를 흉테로 간직하고 있으며, 낡은 건물은 폐허가 되어버린 나치 시대 독일의 문화유산을 묘사하기도 한다. 그는 현대사를 화폭에 담은 보기 드문 작가로, 비평가 로버트 휴는 그를 가리켜 '그의 세대에서 미국, 유렵을 통틀어 가장 위대한 화가'로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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