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그림읽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뤼미나시옹 Nov 17. 2020

말 위에 앉은 벌거벗은 소년

피카소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아도 부끄럽지 않은 나이

그 나이에 들판에 끝까지 아니라면 유목촌의 광할한 범위 안에서

아버지로부터 할아버지로부터 선물 받은 조랑말을 타고

조랑말과 성장하는 걸 상상해본다.

말은 어린 아이를 태우고 성실히 풀을 뜯으며 아이가 바라는 방향대로 걷는다.

말의 허리는 아이의 무게로 강인해지고 말의 초식을 닮아 아이는 함게 간간 어린 풀을 뽑아 씹는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는 대자연 안에서의 자유로움은 

말의 자유로움의 그것과 일치 한다.

갈기를 움켜 잡는 것 외에 균형을 잡을 다른 방법은 없지만

말은 나신의 아이를 떨어트리지 않고 균형을 잘 잡아준다. 

그렇게 어린 말은 성장해서 군마가 되고 유목민의 생필품을 짊어지고 마차를 끌어준다. 

아이는 사랑의 눈으로 말의 목덜미를 쓰다듬어 주고 간간 귓속말도 해준다.

"조금만 더 참고 가자... 맛 있는 풀 먹으로 가자..."


>>

Pablo Picasso (1881-1973) "Jeune garçon nu à cheval" (1906) 

매거진의 이전글 한가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