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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뤼미나시옹 Dec 13. 2020

예술가의 걸음과 일상적인 걸음


"예술은 사물들 가운데 그 출발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어떤 사물들? 사용에, 세계 속에서의 활용에 따른 마모에 맡겨지지 않을 때의 손상되지 않은 -unverebraucht- 사물들. 그러므로 예술은 우리의 '일상적' 삶이 우리에게 제시하는 질서가 매겨지고 '정돈된' 사물들로부터 출발해서는 안 된다. 이를테면, 세계의 질서 속에서 사물들은 그 가치에 따라 존재하고, 사물들은 가치가 있으며, 어떤 것들은 다른 것들 보다 한층 더 가치가 있다. 예술은 이러한 질서를 모르고, 절대적 무심함에 따라서, 죽음이라는 무한한 거리에 따라서 현실들에 관심을 갖는다. 그러므로 예술이 사물들에게서 출발한다면, 구분 없는 모든 사물들에서 출발한다. 예술은 선택하지 않고, 바로 선택의 거절 속에서 출발점을 갖는다. 사물들 속에서 예술가가 되도록이면 아름다운 사물들을 찾을 때, 그는 존재를 배반하고, 그는 예술을 배반한다. 릴케는 오히려 아름다운 것들과 그렇지 않은 것들 사이의 선택을 거절한다. 각각의 사물은 단지 하나의 공간, 하나의 가능성이고, 그리고 완전하게 혹은 불완전하게 채우는 것은 나의 몫이다. 선택하지 말 것. 무엇에 대한 시선의 접근도 거부하지 말 것 그리고 서선에서의 변모를 거부하지 말 것, 사물들로부터 하지함 모든 사물들로부터 출발 할 것.

- 모리스 블랑쇼, 문학의 공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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