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blo Picasso - The Glass of Beer (Portrait of Sabartés) [1901]
사랑의 삶을 통한 사건들의 짜임이란 믿기 어려울 정도로 하찮은 것이어서, 이 하찮음이 가장 진지한 것과 연관되면 그야말로 파렴치한 것이 된다. 오지 않는 전화 때문에 진지하게 자살을 생각을 한다면, 마치 사드의 작품에서 교황이 칠면조를 수간할 때와 같은 그런 엄청한 외설이 생겨나는 것이다. 그러나 감상적인 외설이란 덜 낯선 것이며, 그래서 더욱 비열한 것이 된다. " 이 세상에는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이 배고픔으로 죽어가고 있고, 또 많은 민족들이 그들의 해방을 위해 투쟁하고 있는데 등등." 사랑하는 이가 단순히 부재의 표정을 지었다 해서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은 슬픔에 잠긴다면, 그보다 더 파렴치한 주체가 어디 있단 말인가?
- 사랑의 단상, 롤랑 바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