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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뤼미나시옹 Feb 21. 2021

몽환의 밤

Hornsgatan nattetid

Eugène Jansson - Hornsgatan nattetid (1902)


본명은 외젠 프레드릭 얀손(Eugène Fredrick Jansson). 1862년 스웨덴에서 우편 배달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들이 은행에서 일하기를 원했던 부모의 소망과는 달리 1878년 페르세우스(EdvardPerseus)의 가르침을 받으며 미술 공부를 시작하였다. 1881년과 1882년 동안에는 왕립미술학교에서 미술 수업을 받았다. 1885년 프랑스에서 공부를 하고 돌아온 유학파 화가들과 함께 미술가 연합을 조직하고 제도권 예술에 반대하는 아방가르드 운동을 활발하게 펼쳤다.


1893년부터 청색과 검은색이 지배하는 새로운 양식의 도시 풍경화를 그렸다. 스톡홀름의 거리와 그 주변의 쓸쓸한 밤 풍경을 담은 그의 작품은 북유럽 특유의 차가우면서도 깊게 침잠하는 울림을 전해준다. 그는 일생동안 단 두 번 해외에 나간 것을 제외하고는 스톡홀름에서 평생을 보냈다. 늘상 그의 집 창문을 통해 바라보는 스톡홀름의 야경은 그의 작품을 통해 서정적이며 몽환적인 느낌으로 되살아난다. 


얀손은 1894년 스톡홀름에서 전시된 뭉크(Edvard Munch)의 작품을 보고 크게 감명받았다. 그는 당시 경제적 후원자이자 현대미술품 수집가였던 어니스트 티엘(Ernest Thiel)를 통해 뭉크의 작품을 더 많이 접할 수 있었다. 티엘은 이미 뭉크의 작품을 여러 점 소유하고 있었으며 얀손의 그림에도 관심을 가져 그의 작품 20점을 구입하였다. 또한 1900년에는 파리를, 1901년에는 독일과 이탈리아를 여행하며 공부할 수 있도록 재정적인 지원을 하였다. 


얀손은 어린시절 성홍열을 앓고 나서 그 후유증으로 청각 장애를 갖게 되었다. 1904년부터 이후 3년 동안 그는 거의 아무런 소리도 들을 수 없었으며 아무런 전시도 하지 않았다.  그는 운둔자처럼 고독 속에 몸을 감췄다. 그리고 1907년 말 남성 누드를 소재로 한 작품으로 스톡홀름을 놀라게 했다. 얀손 이전에는 그 누구도 운동선수의 몸을 그토록 자세하게 묘사하지는 않았다. 그는 체육관에서 운동을 하거나 야외 목욕탕에서 수영을 하고 다이빙을 하는 젊은 남성들을 활기차고 역동적으로 그려 나갔다. 색채는 풍부해졌고 근육질의 몸과 거친 물살이 그의 붓이 지날 때마다 힘을 얻는 듯했다. 


스웨덴 밖으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의 작품은 19세기 말의 상징주의와 20세기 초의 모더니즘 사이에서 중요한 가교 역할을 하고 있으며 전반적인 유럽 화가들의 화풍과는 다른 신비의 흔적을 담고 있다. 순박한 듯 하면서 도발적이고, 정적이면서 동시에 열정을 담은 독특한 작품세계는 그의 삶과도 무관하지 않다. 밤과 욕망, 그리고 죽음의 끈이 그의 작품을 형성하고 있으며 보기 드문 개성과 혁신을 소유한 이 화가는 1915년 생을 마감하였다. 


[네이버 지식백과] 외젠 얀손 [Eugène Jansson]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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