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ena Schwalbe - Brasil
Esther Bianco - Brasil
문을 열면, 바깥이
눈을 감으면, 공상 속이
환청이든 환시이든 봄의 한가운데에서 여름으로
가는 물 속이든 하늘 한편이 든
돌멩이를 보거나 나뭇잎을 보든
너의 모습을 그리워하거나
너의 얼굴이 희미해지거나
환청에서 바람결까지
온통 붉었으면, 그런 날이
있다. 맵고 짠 게 느닷없이 먹고 싶은 욕구가 일어나듯
있다. 온통 빨갛다 못해 핏빛 세상
골목에서 산책길의 끝까지 온통 붉은 물결과
새소리마저 온통 붉어질 때가 있다.
그럴 때는 그렇게 미쳐가는 거다
동공이 퍼지고 안통이 일어나도록 사위가
붉어진 세계.
다른 이들은 분명 오월의 싱그러움 가득한
다채로운 색채의 세계를 만끽하는데
온통 붉어진 세계가 그립고
피부와 콧잔등, 뒤통수를 데우는 햇살까지
너와, 붉고 붉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