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주 모란디니
작업실이면서 잠자리였던 이 곳에서 그는 그림을 그렸다.
작업장으로 쏟아지는 햇살의 농도 햇살의 감정 햇살의 통증 햇살의 치유력 햇살에 스민 질감을
사물에서 보고 또 보았을 것이다. 작은 병과 그릇 사소하고 진부한 사물에 깃드는 빛과 빛이 빚어낸 사물의 그림자를 그렸다.
작품은 작가를 닮는다. 화가이든 시인이든 소설가이든, 작품에는 분명 작가의 아우라가 드러난다. 그것이 없는 가짜는 그것대로 곧장 가짜인 흔적이 드러나게 마련이다. 후줄근하고 낡은 겉옷을 걸친 어느 오후의 산책을 생각해보라. 마음에 저촉됨이 없는 맑은 햇살 속에서 고요히 자기만의 호흡으로 걷는 산책. 그대의 모습이 이렇게 정물을 닮아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