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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뤼미나시옹 Jul 09. 2021

무엇으로부터 빈약한가?

그림 - 디이고 리베라


 이 세계가 빈약한가? 단지 가혹하기만 한가? 육체의 한계성에 갇혀 있으면 이 세계는 빈약하고 가혹하기만 하다. 몸과 대지는 서로를 해방한다. 육체는 대지에 충실하고 대지의 건강은 육체의 노동에 힘 입어 황금빛 밀을 생산하고 옥수수를 발현한다. 세계를 빈약하게 살아가는 것은 말에 현혹당해 말의 노예가 되는 부동의 몸이다. 몸의 철학은 살고 움직이고 긍정하는 것뿐이다. 우리의 현재 몸을 구조적으로 분석하면 우리의 피부 눈썹 혈관까지 철저히 우리는 자본의 구조적 노예 상태에 있다. 그것은 몸을 영구 보전하고 싶어 하는 욕망의 극단에 다다른 것이다. 그런 몸의 해방은 고통이 동반된 노동뿐이다. 모든 것은 생산이다. 손가락이 목질화 된 노모의 몸이 나는 아프다거나 끝장난 몸이라고 보지 않는 이유는 그만큼의 가치로운 삶을 지속적으로 살아냈다는 생의 후광이 있기 때문이다. 육체노동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수많은 민중은 나의 이웃이다. 삶은 옥수수나 감자 고구마를 먹을 때마다. 오이소바기를 먹을 때마다 생각해보라. 우리 입안의 식감이란 농부의 가열한 노동, 그 육체의 맛이다. 대지는 커다란 거대한 옥수수 포대 자루이며 목화 바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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