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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뤼미나시옹 Jul 13. 2021

볼로디아 포포프

Volodia Popov, 1961



   볼로디아 포포프는 러시아에서 태어났지만 파리에서 활동하는 화가이다. 포포프의 그림에는 경계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다. 다르게 말하면 그의 그림은 어느 유파나, 장르, 국가나, 대륙의 정통성 같은 것을 찾을 수 없다. 서정적인 내재성 안에 환상과 동양의 정적인 구성물, 파격적인 색채의 대비들이 가득하다. 마치 팽팽하게 펼쳐진 돛을 펼친 배가 저의 방향을 모르고 항해하는 동안에 겪는 세계의 편린들을 보는 것과 같다. 정물화에서도 어떤 화가의 그림을 모방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그림 속에는 평화로운 공기와 아름다운 미학이 공존한다. 차를 따르는 주전자가 주는 풍부함과 평화로움 그러면서도 여성성을 느끼게 하는 색채와 고전주의 멋. 러시아 특유의 정서와 함께 도드라지는 개성에서, 사실적이면서 동시에 환상성을 함께 느끼게 한다. 그것이 화가의 의도적인 삶의 감정일 수도 있지만, 우울한 서정성은 꿈의 세계와 우화적인 변형으로 드러난다. 내면과 명상, 초월의 열망은 인간 모두에게 내재된 무의식의 언어로 다 드러낼 수 없다. 다만 그렇게 보았다고 해서 본 것이 아니고 그렇게 표현한 것을 그러하다고 보는 것이다. 의미의 그물에서 우리가 허우적거리지만 않는다면, 눈앞에 명확한 사물이나 이웃의 얼굴에서도 얼마나 풍부한 상상의 색채와 형상과 이미지의 연쇄가 일어날 수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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