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그러진 추상
부품을 채워달라 했다 뽕짝이나 테크노 리듬을 들려달라 했다 어긋난 부위를 어긋어긋 작동하겠다고 했다 공복 같은 부위가 있다고 했다 뒤섞인 부품의 순서라도 허용한다 했다 고장을 전제로 한 시한부를 달라고 했다 도달할 河口가 있으니 동물의 형식으로 작동하겠다 했다 서너 번 탈피를 겪고, 애벌레처럼 작동한다 했다 연민의 눈에는 다만 찌그러짐일 뿐 추상화의 형식으로 추방당하고 싶다 했다 추방이 오면 폐허에 도달하고 미끄러지는 질감을 찾을 거라 했다 백내장의 전방이 벚꽃 천지라 했다 류머티즘으로 찾아가는 꽃그늘 아래 벤치의 잠이라 했다 잠든 채 수레에 실려 가는 폐기처분이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