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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뤼미나시옹 Oct 18. 2021

찌그러진 추상

찌그러진 추상



  부품을 채워달라 했다 뽕짝이나 테크노 리듬을 들려달라 했다 어긋난 부위를 어긋어긋 작동하겠다고 했다 공복 같은 부위가 있다고 했다 뒤섞인 부품의 순서라도 허용한다 했다 고장을 전제로 한 시한부를 달라고 했다 도달할 河口가 있으니 동물의 형식으로 작동하겠다 했다 서너 번 탈피를 겪고, 애벌레처럼 작동한다 했다 연민의 눈에는 다만 찌그러짐일 뿐 추상화의 형식으로 추방당하고 싶다 했다 추방이 오면 폐허에 도달하고 미끄러지는 질감을 찾을 거라 했다 백내장의 전방이 벚꽃 천지라 했다 류머티즘으로 찾아가는 꽃그늘 아래 벤치의 잠이라 했다 잠든 채 수레에 실려 가는 폐기처분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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