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에 닿자
-김정용
삼월 나무인양 꽃눈을 하고 있는 저녁 해
몇 수레의 구리를 녹인 무게일까
마음 밝기는 메마른 들판 사잇길
참외 밭을 비껴가는 냇물이여, 노을에 닿자
영원한 기다림만 머물다 자리 뜨는 간이역이 되러 가자
철거덕거리는 옛 아버지들의 속도로 가자
진홍이 선홍을 겹으로 껴안은 노을에 닿자
옛 아버지 들은 철커덕 거리며 녹슬며 갔다
빈 들은 옛 아버지들의 취기로 누룩 빛이다
깃이 없는 기차여
날 것들의 어둑한 남루를 따라 노을에 닿자
노을은 환등빛
낮은 돌들을 들어 올려 청동기를 보여주네
옛 아버지 들아
구리를 끓였던 청동인 들아
비탈을 일구고 진흙을 일으킨 수고는 어디로 흘러갔느냐
덧칠해진 중회색 칠이 일어나는 간이역 벤치야
누추를 털고 일어나는 물새에 힘입어
노을에 닿자
해거름이 걸쳐 주는 단벌을 입고
기차를 마시는 노을 쪽으로
옛 아버지들 철커덕거리던 귀가처럼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