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nch Edvard - Mountains (1925) (68 x 80 cm)
잠을 자지 말아야 한다. 내재된 강박이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다. 그러다 잠이 들면 수렁에 빠진 듯이 헤어 나오지 못한다. 악몽도 없고 반복되는 꿈도 없다. 그러나 눈을 뜨고 산처럼 커다란 관념의 덩어리가 머릿속에 가득하다. 마치 쌓아놓은 책더미 속에 파묻히는 한 여름의 열기 가득한 방 같다. 두어 시간 잠을 자고 나서 깨자마자 고민에 빠진다. 오늘 무슨 책을 읽어야 하나. 오늘에 딱 맞는 책. 그리고 완성되지 않는 시 작품을 펼쳐놓고 들여다보고 있다. 살아 있는 동물처럼 꿈틀거리는 미완의 시 작품. 내가 길들일 수 없어서 들여다본다. 야생마처럼 날뛰는 이미지들의 난립. 들여다보고 있다. 산 하나를 임신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