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 야체크 말체프스키 <폴란드, 반고전주의 화가>
Jacek Malczewski - A Painter’s Apprentice [1890]
페인트가 잔뜩 묻은 추레한 옷을 입은 화가의 견습생이 자작나무 벤치에 앉아 있다. 신발은 또 얼마나 낡았는가. 그나마 의자의 뒤편 풍경은 이제 막 초입에 드는 가을 풍경이다. 자작나무란 마르면서 눈부시게 흰 껍질이 벗겨지는 나무가 아닌가. 낡아 으스러질 듯한 자작나무 벤치에 견습생은 들고 있었던 화구통을 바닥에 내려놓고 나무 벤치에 앉아 오른쪽 어깨 방향으로 시선을 두고 있다. 맑은 눈동자에 어린 불안한 미래가 아닌가 싶다. 이 화구통으로 생계를 이어갈 수 있으려나, 자작나무도 기껏 살아내고 살아낸 후에 고작 길가에 벤치로 전락하여 추레하게 바래 가는 것처럼 말이다. 눈의 맑은 향기는 생의 긍정에서 오는 불안의 깊이 이기도 하다. 어떻게 할 것이냐? 오든 길을 되돌아 화구통을 버리고 새로운 생의 발견을 찾아낼 것인가. 아니면 짧은 휴식을 털고 빛바래가는 나무의 생처럼 그렇게 다가올 생의 미래를 알아채면서 극복하러 일어설 것인가. 이리 낡은 차림의 일과를 하루 살아내고 나면 생의 후반부가 이미 체득된 것 같기도 한데, 등 뒤에 한 그루 잎새와 가지 무성한 나무의 생기는 가난한 화가 지망생의 후광 이기라도 한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