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uart Davis - Analogical Emblem [c.1935] 38.7 - 56
오늘 손님과 커피를 마시며 담소 도중 '괜히 한 번 나와 봤다.'라는 말. 스쳐 지나간 말이 심중에 남아 있다.
누구나 한 번 괜히 밖에로 나가거나 어딘가로 가 보는 거. 그런 기분 있을 것이다. 이유도 목적도 개념도 없이 그냥 괜히 한번 뜬금없이 자다 일어나 밖엘 나가거나 염두에 두지 않은 특정 장소에 가는 것 말이다.
괜히 누군가에게 전화를 거는 것도 괜히 너의 사진을 찾아내는 것도 괜히 너를 찾아서 내 마음을 뒤적거려 보는 것도 그와 같을 것이며,
괜히 어릴 적 없었던 입맛을 찾아서 설탕이 뜸뚝 들어간 빵을 사 먹거나 짜고 매운 음식을 먹는 것처럼 말이다.
괜히 한번, 우리는 그렇게 지난 것에 붙들려 있고 또 희미한 내일에 붙들려 있으며 결 고운 마음 안에 폭풍을 숨겨 두고 있는 것이다
괜히 한번 마음에 바다를 일으켜 배를 띄우고 노를 젓는 것이다. 네게로 네게로 비린내 나는 너의 곁으로 말이다